지난 3일 뉴욕 양키스와 입단 계약을 한 야탑고 박효준[사진 제공=박효준]

[아시아경제 나석윤 기자] 박효준(18·야탑고)과 뉴욕 양키스 사이에 입단 계약이 성사된 시간은 지난 3일 오전 2시경이었다. 메이저리그의 아마추어 선수 계약 규정 때문이었다. 현재 메이저리그 사무국은 미국 내 신인 드래프트가 끝나는 7월 2일(한국시간 7월 3일) 이후부터 각 구단이 미국을 제외한 다른 국가 아마추어 선수들과 계약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계약서 서명이 이뤄진 서울 강남구 역삼동 르네상스 서울호텔에는 박효준과 그의 부모님인 박동훈(47)·문서원(48) 씨, 이치훈 에이전트(44)와 양키스 구단 관계자 두 명이 동석했다.

이 에이전트는 박효준의 원활한 미국 무대 진출을 위해 지난 5월부터 그를 도왔다. 계약 체결에 대해서는 “2일 오후부터 만나 계약조건 등 최종적인 내용에서 의견을 조율했고 규정상 계약이 가능한 3일 오전 2시쯤에 사인이 이뤄졌다”고 했다. 그러면서 “양키스에서는 박효준의 수비와 주루플레이 그 중에서도 나이에 비해 힘이 좋다는 것에 큰 만족감을 가지고 있다”고 했다.

계약조건에는 계약금 116만달러(약 11억6900만원)과 통역 및 트레이너, 숙박 지원 등이 포함됐다. 아마추어 선수 계약 시 이뤄지는 지원이 빠짐 없이 들어갔다. 이 에이전트는 “박 선수의 계약조건이 거창한 것처럼 알려져 있는데 박 선수 만을 위한 특별한 대우가 있었던 건 아니다”라며 “유사한 계약에서 통역과 트레이너 등이 지원된 사례는 그 동안에도 많았다”고 했다.

지난 3일 뉴욕 양키스와 입단 계약을 한 야탑고 박효준[사진 제공=박효준]

양키스행을 고집한 데는 박효준 본인의 의지가 가장 컸다. 메이저리그 최고 구단이라는 상징성과 함께 협상과정에서 가장 적극적으로 박효준에 러브콜을 보냈다. 그래서 박효준과 그의 부모님은 내년도 신인 우선지명권이 있는 kt wiz와 연고 구단 SK에 애초부터 입단 의사가 없음을 분명히 전했다.

이 에이전트는 “협상과정에서 유리한 조건을 이끌어내기 위해 국내 구단들과도 함께 접촉하는 것이 보통이지만 박 선수와 부모님은 국내 구단과의 접촉 없이 미국 진출 쪽에 무게를 두고 협상을 했다”고 했다. 더불어 그는 “계약 성사 전까지는 양키스를 비롯해 텍사스와 샌디에이고 등 아메리칸리그 네 개팀, 내셔널리그 세 개팀 정도와 협상을 했다”고 덧붙였다.

박효준은 일단 싱글A에서 미국 생활을 시작한다. 싱글A를 거쳐 더블A와 트리플A까지 단계를 밟아가겠다는 구상이다. 싱글A에서 각 구단은 매년 120경기 정도를 한다. 미국 무대가 처음인 박효준에게는 만만치 않은 일정이다.

현지에서는 마이너리그 1000타석 정도를 메이저리그로 가는 일종의 준비 단계로 본다. 다만 1000타석을 채웠다 해도 기량과 성적에 따라 메이저리그에 입성하는 시기에는 차이가 있다. 판단의 근거일 뿐 절대적 가치는 아니라는 얘기다. 박효준은 내년 2월 야탑고를 졸업한 뒤 미국으로 건너가 팀에 합류할 예정이다.




나석윤 기자 seokyun1986@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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