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폰 재고 해소하느라 마케팅비 쏟아부어
중국·유럽서 스마트폰과 태블릿 판매 줄어

[아시아경제 김은별 기자] 삼성전자가 8일 시장의 기대치를 대폭 하회하는 매출 52조원, 영업이익 7조2000억원의 잠정 실적을 발표했다.

영업이익은 전분기 대비 15.19% 감소했으며 전년동기대비로는 24.45% 감소했다. 매출액은 전분기 대비 3.13%, 전년동기대비 9.50% 줄었다.

삼성전자의 영업이익이 8조원 아래로 떨어진 것은 2012년 2분기(6조4600억원) 이후 2년 만에 처음이다.

매출액 역시 지난해 1분기 이후 처음으로 53조원 밑으로 떨어졌다. 이는 지난해 가장 낮은 분기 매출액인 52조8700억원보다도 낮은 수준이다.

이날 공시된 삼성전자의 잠정실적(가이던스)은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가 집계한 영업이익 전망치(4일 기준)인 8조1239억원을 훨씬 밑도는 것으로, 어닝쇼크(실적 하락 충격) 수준이다.

매출액도 에프앤가이드의 전망치(53조1162억원)에 훨씬 미치지 못했다.

삼성전자는 2분기 중 원화강세가 지속된 데다 스마트폰과 태블릿 판매가 감소하면서 실적이 급감했다고 설명했다. 기존 재고물량을 줄이기 위해 마케팅 비용을 늘린 것도 영향을 미쳤다. 무선 제품에 직접적인 영향을 받는 시스템LSI와 디스플레이 사업도 약세를 보였다.

환율의 경우 달러와 유로화 뿐 아니라 대부분 신흥국의 통화에 대해 원화 강세가 지속되면서 실적 전체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무선 사업은 중국과 유럽 시장내에서 경쟁이 심화되면서 중저가 스마트폰의 유통 채널 내 재고가 증가했다. 삼성전자는 "3분기 성수기와 신모델 출시를 대비해 유통재고를 축소하기 위해 마케팅 비용을 다소 공격적으로 집행한 것이 영향을 미쳤다"고 설명했다.

글로벌 최대 스마트폰 시장인 중국이 비수기를 맞은데다, 하반기 4G LTE 확산을 앞두고 3G 수요가 약화된 것이 영향을 미쳤다. 또한 중국 로컬 업체들이 공격적으로 가격을 낮추면서 유통채널 내에 재고가 증가했다고 삼성전자 측은 설명했다.

유럽의 경우 삼성전자가 40% 수준의 시장 점유율을 유지하고 있었지만 2분기에 수요가 줄어들면서 유통 채널 재고 부담이 상대적으로 가중됐다. 이에 따라 제조사가 유통 채널에 판매한 물량, 즉 셀인(Sell-in) 물량이 하락했다.

스마트폰과 달리 소비자들의 교체 수요가 부진한 태블릿의 경우, 5~6인치의 화면이 큰 스마트폰 판매가 늘면서 태블릿 판매량이 줄어들었다.

이렇게 스마트폰과 태블릿이 여러가지 이유로 인해 판매가 줄면서, 유통망에 재고로 쌓여 있는 물량을 판매하기 위해 삼성전자는 마케팅 비용을 쏟아부었다. 삼성전자는 "신제품을 내놓기 전에 재고를 감축하기 위해 다양한 프로모션과 마케팅을 2분기에 강력하게 집행했다"며 "전분기 대비 마케팅 비용이 다소 크게 늘어 실적 하락에 큰 영향을 미쳤다"고 설명했다.

무선 제품 수요가 줄면서 시스템LSI와 디스플레이 사업도 직접적인 영향을 받았다. 해당 분야 판매가 줄면서 수익성도 예상보다 약화됐다.



김은별 기자 silverstar@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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