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재부 7월 최근 경제동향 "全산업생산 감소하고 소비·투자 견고하지 않다"
"완만한 개선세" 표현 1년여 만에 사라져

[아시아경제 이윤재 기자] 정부가 최근 우리 경제에 대해 "경기 회복세가 부진하다"고 진단했다. 정부가 우리 경제에 대해 부정적인 평가를 내린 것은 지난해 6월 이후 1년1개월 만이다.

기획재정부는 8일 발간한 '7월 최근 경제동향(그린북)'을 통해 "전(全) 산업생산이 감소한 가운데 소비가 온전히 회복되지 못하고, 투자도 견고하지 않아 경기 회복세가 부진한 모습"이라고 평가했다. 또 최근 우리 경제는 고용ㆍ물가 안정세가 이어지는 가운데 5월 산업활동은 광공업생산의 큰 폭 하락과 공공행정, 건설업 감소로 전 산업생산이 두 달 연속 축소됐다고 설명했다.

5월 고용시장은 전월에 비해 취업자 증가폭이 41만3000명으로 전달(58만1000명)보다 축소됐다. 5월 광공업생산은 징검다리 휴무로 인해 조업일수가 줄어들면서 전기 대비 2.7% 감소했다. 소매판매는 전달에 비해 1.4% 증가했다. 다만 기재부는 4월 하락폭을 만회하지 못한 상황이라고 전했다. 5월 설비투자는 운송장비, 기계류 투자가 모두 부진해 감소했고, 경기동행지수와 선행지수가 모두 하락했다고 덧붙였다. 또 6월 중 금융시장도 이라크 정정불안 등 대외요인으로 월초에 크게 하락했고 미국, 중국 등 주요국 경제지표 개선으로 반등했다고 전했다. 이 같은 지표들을 근거로 기재부는 "경기회복세가 부진한 모습"이라고 평가한 것이다.

정부가 우리 경제에 대해 이처럼 부정적인 평가를 내린 것은 지난해 6월 이후 처음이다. 당시 기재부는 그린북에서 "소비ㆍ설비투자 흐름은 견조하지 않다"면서 "저성장세 지속 가능성이 상존한다"고 밝혔었다. 지난해 4월 추가경정예산을 편성하고, 5월 추경안이 국회를 통과할 즈음에 나온 경제 지표들을 바탕으로 분석한 결과다.

기재부는 다음 달인 2013년 7월 그린북에서 "1분기 대비 완만한 개선세를 보였다"면서 "우리 경제는 대외여건 개선, 정책효과 본격화 등으로 점차 개선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정부는 "미국 양적완화 리스크, 유럽경제 회복지연 등 하방위험도 상존한다"는 단서를 붙이긴 했지만 '개선세'라는 표현을 통해 경기 회복을 처음으로 공식화했다. 지난해 추경 편성의 효과가 반영돼 경기가 되살아나고 있다는 평을 내린 것이다.

이후 정부는 줄곧 '완만한 회복세' 등의 표현으로 경기 회복을 이어가고 있음을 시사했다. 세월호 충격이 반영된 올해 5월 그린북에서는 "완만한 회복흐름을 지속하고 있다"고 평했고, 6월 그린북에서도 "완만한 회복흐름을 지속하고 있다"는 표현이 담겼다.

정부가 '완만한 개선세'라는 표현을 지운 것은 지난해 7월 이후 처음이다. 이를 두고 최경환 경제팀이 출범한 이후 추가경정예산 편성을 위해 군불을 지피는 것 아니냐는 해석도 나오고 있다.

한편 지난 6일 한국개발연구원(KDI)도 최근 우리 경제에 대해 "세월호 참사의 부정적 영향이 지속되는 가운데 경기회복이 지체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세종=이윤재 기자 gal-ru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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