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박연미 기자] 6월 중 은행권의 가계대출 증가폭이 전월의 두 배 이상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기업대출은 반기말 부채비율 관리에 따라 대폭 줄어들었다.

9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6월 중 금융시장 동향' 집계결과 은행의 가계대출(모기지론 양도 포함) 증가폭은 전월 1조2000억원에서 2조9000억원으로 두 배 이상 확대됐다. 주택담보대출 증가폭이 전월 1조3000억원에서 이달 2조4000억원으로 늘고, 전월 1000억원 감소했던 마이너스 통장 대출도 4000억원 증가세로 돌아섰다. 정부 시책에 따라 고정금리대출 비중을 높이려는 은행이 늘었고, 세월호 여파로 주춤하던 소비심리도 어느 정도 회복됐다는 게 한은의 분석이다.

6월 중 은행의 기업대출(원화)은 계절요인으로 증가폭이 크게 줄었다. 5월 중 6조원이나 늘었던 기업대출은 이달 3000억원 불어나는 데 그쳤다. 특히 대기업 대출의 감소폭이 컸다. 전월 2조2000억원 늘었던 대기업 대출은 이달 -1조2000억원을 기록했다. 한은은 "반기말 부채비율 관리를 위한 일시상환과 일부 우량기업의 회사채발행을 통한 대출 상환 등이 영향을 줬다"고 설명했다. 같은 기간 중소기업대출도(+3.7조원 → +1.5조원) 증가폭이 반감됐다. 반기말 부실채권 상각 등의 영향을 받은 것으로 보인다.

이 기간 은행권 수신은 큰 폭으로 늘었다. 전월의 증가폭(+13조9000억원)에는 미치지 못하지만, 6월에도 은행권 수신은 9조3000억원이나 확대됐다. 기업의 결제성 자금이 대거 몰리면서 수시입출식예금에 10조7000억원이 유입돼 나타난 결과다. 이외에 정기예금(+3.6조원 → -0.2조원), CD(-0.5조원 → -0.03조원), 은행채(-1.7조원 → -1.5조원) 수신은 모두 부진했다.

한은은 한편 6월 중 M2증가율(평잔기준, 전년동월대비)이 전월보다 소폭 하락한 5%대 후반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4월 5.5% → 5월 6.0% → 6월 5%대 후반) 한은 관계자는 "외국인 증권투자자금 유입이 계속됐지만, 대정부 대출 감소로 정부 부문의 통화 공급이 줄어 통화 증가율이 전월보다 낮았다"고 설명했다.



박연미 기자 change@asiae.co.kr
<ⓒ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