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박연미 기자] 한국은행이 올해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전망치를 종전보다 0.2%포인트 낮은 3.8%로 제시했다. 연평균 물가상승률 전망치도 1.9%로 4월 전망 당시보다 0.2%포인트 내렸다. 전망치 인하에 앞서 이주열 한은 총재는 "성장의 하방 위험이 더 크다"면서 머잖아 기준금리가 내려갈 수 있다는 신호를 줬다.

10일 수정 경제전망을 통해 드러난 한은의 경기 인식은 3개월 사이 눈에 띄게 달라졌다. 올해 GDP 성장률 전망치를 0.2%포인트 내려 잡으면서 "세월호 사고의 영향으로 2분기 성장률이 둔화됐다"고 평가했다. 다만 "3분기 이후에는 점차 회복세를 보일 것"이라고 덧붙였다.

내수와 수출의 기여도에도 변화가 있을 것으로 봤다. 한은은 "성장에 대한 지출부문별 기여도를 보면 수출의 기여도가 내수 기여도를 소폭 상회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이런 분위기를 종합해 내년 GDP 성장률 전망치 역시 4월 전망 당시보다 0.2%포인트 낮은 4.0%로 내려잡았다. 국내 전망의 근거가 된 세계경제 성장률은 종전보다 0.3%포인트 낮은 3.3%로 전제했다. 연평균 원유도입단가는 배럴당 108달러로 종전보다 5달러 올려 잡았다.

물가 흐름에 대한 전망도 달라졌다. 한은은 그간 물가안정목표(2.5~3.5%)의 하단을 밑도는 장기 저물가 상황을 지적할 때마다 "하반기 들어선 물가 상승 압력이 고조될 것"이라고 반박했지만, 이번 전망에서는 연평균 물가가 2.0%를 밑돌 것이라고 인정했다.

한은은 "수요 측면의 하방압력 완화, 농산물가격 상승 전환 등으로 하반기 중 물가오름세가 확대되겠지만, 연간으로는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1%대 후반에 머물 것"이라면서 "농산물 가격 약세 지속과 원·달러 환율 하락, 공공요금 인상 지연 등을 반영한 결과"라고 설명했다.

한은은 이외에 연간 경상수지 흑자 규모를 840억달러로 전망했다. 4월에 전망한 680억달러를 160억달러나 웃도는 규모다. 반면 연간 취업자 수는 48만명으로 전망해 종전 전망치보다 2만명 줄였다. 실업률과 고용률은 각각 3.5%, 60.1%로 종전보다 약간 올라갈 것으로 예상했다.



박연미 기자 chang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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