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박미주 기자]경기부양 의지가 확고한 '최경환호' 출범과 글로벌 경기 회복 전망으로 강남 슈퍼리치들이 성장주 투자를 늘리고 있다.

19일 KDB대우증권에 따르면 지난 17일 기준 설정액이 4828억원인 트러스톤칭기스칸펀드에 올 들어 25억원의 자금이 신규 유입됐다. 수익률은 2.21%다. 설정액 3384억원의 에셋플러스코리아리치투게더펀드에는 2622억원이 들어왔고 수익률은 12.75%다.

나머지 대형 성장펀드의 경우 연초 대비 수탁고가 줄었지만 전년 동기보다 유출되는 자금의 폭이 줄었다. 한국투자네비게이터펀드는 설정액이 1조3849억원으로 1년 전 대비 자금 유출액은 3414억원이지만 연초 대비 유출액은 1874억원이다. 삼성코리아대표펀드는 설정액이 1억209억원으로 1년 전보다 4954억원 빠졌고 연초보다는 2199억원 줄었다.

실제 서울 강남지역 프라이빗뱅커(PB)들에 따르면 슈퍼리치들이 성장주를 포트폴리오에 담고 있다. 배영길 한국투자증권 청담PB센터장은 "증시가 박스권을 오가며 배당주와 가치주에 투자를 해왔지만 최근에는 국내 주식시장이 저평가됐다는 판단에 성장주 상품에도 관심을 보이고 있다"면서 "한국투자신탁운용의 네비게이터펀드, 트러스톤자산운용의 칭기스칸펀드 등에 관심이 많다"고 말했다.

이선욱 삼성증권 SNI강남파이낸스센터 지점장은 "연초부터 눌려 있던 증시지만 최근 기대감이 살아나며 슈퍼리치들은 이미 성장 자산 중심으로 재편을 시작했다"며 "주식을 사고(롱) 파는(쇼트) 전략의 롱쇼트펀드 비중을 줄이고 주가가 올라가면 수익을 내는 롱온리펀드 비중을 늘리고 있다"고 전했다.

코스피지수는 지난 17일 장중 2023.51으로 연고점을 돌파한데 이어 추가 상승도 가능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이선욱 지점장은 "현 정부의 정책방향, 금리인하 가능성, 글로벌 선진국들의 경제 순항이 맞물리면서 현재보다 10%가량 코스피가 상승할 수 있을 것"이라며 "트리거 이벤트만 있다면 3년간 횡보한 지수가 연내 2200~2300까지 갑자기 치솟을 수도 있다"고 예상했다. 배영길 지점장은 "코스피가 연말까지 2060선 이상으로 갈 것으로 본다"며 "주식에 관심이 있다면 성장주와 경기민감주로 방향을 바꿔야 할 시기가 왔다"고 판단했다.

다만 기대감이 있어도 투자심리는 풀어지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서재연 대우증권 PB클래스갤러리아 그랜드마스터PB는 "성장주 투자를 늘리고 있다지만 투자심리는 여전히 위축돼 있다"면서 "정부가 경기부양성 발언을 많이 하고 있지만 말이 바뀌는 경우가 많아 슈퍼리치들은 알아서 시장을 방어하며 투자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하이일드펀드와 마스터합자회사(MLP)펀드도 인기가 많다"고 덧붙였다.

배당주ㆍ가치주 펀드 투자도 여전히 유망하다는 분석이다. 배 지점장은 "현재 슈퍼리치들의 포트폴리오에 배당주와 가치주 상품이 주를 이루는데 정부가 기업들의 배당 확대를 촉진하고 있어 향후에도 이들 상품에서 수익을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짚었다.



박미주 기자 beyond@asiae.co.kr
<ⓒ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