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박연미 기자] 소비자 물가를 움직이는 국제 원자재 가격은 하반기에 어떤 그래프를 그리게 될까. 하반기 국제 원자재 가격을 미리 본 한국은행의 전망 보고서가 나왔다.

20일 한은의 '2014 상반기 국제 원자재 가격 동향 및 하반기 전망' 보고서를 보면, 원유 가격은 한동안 오름세를 피하기 어려워 보인다. 한은은 "하반기 국제 유가가 9월까지는 상승세를 유지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라크 등 주요 산유국의 정정 불안 탓이다. 한은은 국내외 기관의 의견을 종합해 3분기 중 배럴당 두바이유 평균 가격이 108.2달러까지 올랐다가 4분기 104.9달러로 하락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놨다.

한은은 "석유수출기구(OPEC) 비회원국을 중심으로 생산이 늘어도 이라크 등 주요 산유국의 분쟁 여파를 완전히 피해가기는 어려울 것"으로 예상했다. 다만 사우디아라비아 등의 증산을 통해 하반기에도 수급갭은 공급 초과 상황이 유지될 것으로 전망했다.

비철금속 가운데는 동 가격 하락세가 이어질 것으로 점쳤다. 반면 알루미늄과 아연, 니켈 가격은 계속 올라 원자재별 가격 흐름이 대조를 이룰 것으로 봤다. 한은은 그러면서도 "가격이 오른다고는 해도 중국 등의 수요가 급증해 주요 비철금속 가격이 크게 오른 2006년 이후의 평균가보다는 훨씬 낮은 수준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국제 곡물가격도 완만한 흐름을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한은은 "상반기 중 값이 올랐던 대두는 작황이 좋아 공급 초과분이 늘어나 값이 떨어질 가능성이 높다"면서 "소맥과 옥수수도 상반기와 비슷한 수준의 가격을 보일 것"이라고 덧붙였다.

변수는 해수 온난화 현상인 엘니뇨와 미 당국의 재생연료 의무할당량이다. 한은은 "옥수수와 소맥, 대두 농사는 파종 후 초창기 기상 여건에 크게 영향을 받는다"면서 "엘니뇨가 발생한다면 가격이 오를 가능성도 남아있다"는 단서를 달았다. 한은은 아울러 "미국이 재생연료 의무할당량을 줄인다면, 연료로 쓰이는 옥수수 수요가 감소해 거래가가 하락할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박연미 기자 chang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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