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TV·DTI 등 규제 완화에 '훈풍'
일산거수 0.1%·덕양구 0.2% 뛰어…분당도 회복세

경기 성남시 분당구 전경

[아시아경제 이민찬 기자]"이번 주 들어 집을 팔기 위해 내놨던 매물을 거둬들이겠다는 전화가 속속 걸려오고 있다. 급매물 위주로 거래가 되고 있었는데 매물이 줄면서 집값이 다시 1000만원 정도 올랐다."(고양시 일산동구 B공인 관계자)

"부동산 시장 전반이 숨을 죽이면서 수직증축 리모델링 효과도 잠잠했는데 최근 반등 조짐을 보이고 있다. 국회에서 부동산 규제 완화 법안을 빨리 통과시켜 분위기를 이어가야 한다."(성남시 분당구 D공인 대표)

박근혜 정부 2기 내각 출범 이후 수도권 일대 부동산 시장에선 반등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박근혜 대통령 뿐 아니라 최경환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연일 부동산 시장 정상화를 통해 내수 경기에 활력을 불어겠다는 정책 의지를 밝히고 있어서다.

최경환 부총리가 취임 전 공언했던 주택담보인정비율(LTV)과 총부채상환비율(DTI) 등 금융규제를 조만간 완화할 것으로 확실시되면서 정책 신뢰도가 높아지면서 과거와는 사뭇 다른 분위기가 감지되고 있다. 2주택자 전세 임대소득 과세 방침을 철회한 데 대해서도 긍정적인 평가를 내리고 있다.

일산동구 A공인 대표는 "정부의 부동산 규제 완화 대책이 국회의 벽에 막혀 시행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데다 과세 논란을 불러온 '2·26대책' 때문에 정책 신뢰가 많이 떨어진 게 사실"이라면서 "LTV·DTI 완화 사례를 통해 정부의 규제 완화를 통한 부동산 시장 정상화 의지를 재확인했다"고 말했다.

이 같은 분위기에 지난 주 수도권 일대 아파트값이 대부분 상승세로 돌아섰다.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4주 연속 마이너스를 기록하던 고양시 일산서구 아파트 매매가격은 지난 주 0.11% 상승했다. 일산동구와 덕양구도 각각 0.10%와 0.02% 올랐다. 성남시 분당구도 7월 들어 하락세에서 벗어났다.

일산서구 E공인 대표는 "'2·26대책'과 세월호 사건 영향으로 1000만~2000만원 하락한 집값이 회복 조짐을 보이고 있다"면서 "정부의 최근 분위기를 감지한 집주인들의 기대심리가 반영된 결과"라고 말했다.

집값이 더 하락하지 않을 것이라는 긍정적인 전망도 집값 조정에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 일산서구의 한 공인중개업소에서 만난 임모씨(35세)는 "이 일대 전용면적 60~84㎡ 집값은 3억원 안팎인데 여기서 더 떨어지지는 않을 것"이라며 "현재 살고 있는 전셋집 주인이 월세로 돌리고 싶다고 해 매매를 결심했다"고 전했다.

집값은 반등 조짐을 보이고 있지만 전세 시장은 여전히 불안하다. 전세 매물이 점점 자취를 감추고 있어서다. 분당에서는 학군수요보다는 매물부족으로 인해 전셋값 강세가 지속되고 있다는 게 현지 중개업소들의 설명이다.

분당구 S공인 대표는 "수급불균형에 따른 전셋값 상승세는 지속될 것"이라며 "정부가 과세 논란을 피하면서도 장기적으로 주택시장을 안정시킬 수 있는 대안을 찾아야 하는 시기"라고 조언했다.

재건축 대신 리모델링을 택한 단지가 많은 분당에서는 집값마저 들썩거리고 있다. 분당 D공인 관계자는 "매화마을 등지에서 리모델링이 추진되기 시작했고 시장개선 기대감까지 퍼지면서 전반적으로 관심이 높아지고 문의가 늘어난 상태"라라고 설명했다.



이민찬 기자 leemi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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