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영식 기자]올해 8월부터 유해성 적조 발생을 예보하는 사업이 시범 실시된다.

미래창조과학부와 해양수산부는 22일 남해안 적조 빈발 지역인 통영·남해·여수·곳흥에서 적조 예보의 신뢰성을 검증하기 위한 시범사업에 착수한다고 밝혔다.

이번 시범사업은 서울대학교 연구팀(정해진 지구환경과학부 교수)이 미래부의 지원을 받아 올해 3월부터 추진 중인 '유해성 적조발생 조기예측 및 예보기술 개발' 연구에 따른 것이다. 적조위기 경보 발령기관인 해수부 산하 국립수산과학원이 이번 연구성과와 자체 개발 중인 광역예측 모델, 무인부이 등을 결합해 올해 8월부터 적조가 양식장에 유입되기 전에 예보하는 사업을 시작할 예정이다.

서울대 연구팀은 매년 여름철 반복적으로 발생해 바다 양식어류에 큰 피해를 주는 유해성 적조 생물 '코클로디늄'이 번식하는 환경인자를 연구해 적조 예보를 앞당길 수 있는 계기를 마련했다.

연구에서는 비가 내려 질소나 인 같은 영양염류가 땅에서 바다로 유입돼 적조생물의 먹이가 많아지는 '부영양화' 현상이 발생할 경우, 다양한 식물성플랑크톤 간의 먹이경쟁 때문에 오히려 코클로디늄 개체가 감소할 수 있다는 결과를 얻었다. 적조생물간의 경쟁관계를 규명한 이 내용은 국제학술지인 'Harmful Algae' 7월호에 게재됐다.

연구팀은 올 여름에 적조발생 환경인자로 적조발생 2개월 전 코클로디늄 존재 여부, 코클로디늄의 최대성장 조건, 경쟁우위 조건 형성 여부, 태풍의 영향을 제시했다.

지난 5월초부터 수온·일사량·수온약층 깊이 등이 코클로디늄의 최대성장 조건에 점차 가까워졌지만, 비가 일주일 간격으로 내리면서 규조류가 훨씬 빨리 자라 경쟁관계에 있는 코클로디늄의 번식이 상대적으로 억제됐다고 분석했다.

또 태풍 등 강한 바람이 코클로디늄을 분산시켜 적조발생을 지연시킬 수도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지난 7월 8~9일 우리나라 인근을 통과한 태풍 '너구리'의 간접 영향으로 남해안의 코클로디늄 밀도가 감소되었다는 분석도 내놓았다.

정해진 교수는 "일주일간 강수량이 30mm 이하로 비가 적게 오고, 일사량이 많고 규조류가 적으면, 경쟁생물인 유해성 코클로디늄 적조 발생 가능성이 높아진다”고 말했다.

이 연구 결과를 현재 국립수산과학원에서 조사해 발표하는 적조 발생예측 시스템에 적용될 경우, 올해 8월부터 코클로디늄이 양식장에 유입되기 2주전에 예보가 가능해 예측결과의 신뢰성을 더 높일 수 있을 전망이다.

미래부와 해수부는 먼저 철저한 검증을 통한 신중한 접근법이 필요하다는 판단 아래 시범사업으로 적조 예보의 신뢰성을 검증할 계획이다. 양 부처는 '적조대응 연구성과(R&D) 협의체'를 통해 올해 시범실시 결과를 평가하고 그 유효성이 인정되면 향후 전국 확대 여부를 검토할 계획이다.



김영식 기자 grad@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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