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박선미 기자]국제사회가 우크라이나 사태와 말레이시아항공 여객기 피격 사건을 계기로 러시아에 대한 제재 강화 목소리를 높이고 있지만 영국이 부적절한 행동으로 뭇매를 맞고 있다.

23일(현지시간) 영국 BBC뉴스에 따르면 데이비드 캐머런 영국 총리가 이달 초 러시아 출신 여성 은행가 루보프 체르누킨으로부터 후원을 받은 것에 대해 부적절한 행동이라는 비난이 쏟아졌다.　

캐머런 총리는 집권 보수당 정치자금 모금을 위해 이달 초 캐머런 총리 및 보리스 존슨 런던시장과 테니스 경기를 할 수 있는 티켓을 경매에 부쳤는데, 티켓이 16만파운드(약 2억8000만원)에 체르누킨에게 낙찰된 것으로 드러났다.

체르누킨은 2000년 러시아 재무차관을 지낸 블라디미르 체르누킨의 부인으로 권력의 지원 아래 런던 금융가에서 투자사업을 통해 부를 축적한 인물이다. 그는 2012년 보수당에 1만 파운드 기부금을 냈다가 선관위로부터 불가 처분을 받은 바 있다.

체르누킨이 러시아 정부와 관계가 깊은 인물인 만큼 캐머런 총리는 그 돈을 받지 말았어야 한다는 여론이 형성되고 있다.

그러나 캐머런 총리는 체르누킨이 수 년간 영국에 거주했고 지금은 영국 시민권자라는 점을 강조하며 '문제의' 기부금 반환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일축했다. 기부금 모집이 합법적인 절차에 따라 진행된 점도 테니스 친선경기를 취소하거나 기부금을 돌려줄 계획이 없는 이유라고 전했다.

이러한 가운데 영국이 그동안 다량의 무기를 러시아에 수출해온 것으로 드러나면서 비판 여론이 거세지고 있다.

캐머런 총리는 앞서 프랑스의 상륙함 러시아 수출 계획에 대해 "영국에서는 상상할 수도 없는 일"이라고 비판하면서 수출 포기까지 종용해온 터였다.

하원 무기수출통제위원회는 보고서에서 영국이 러시아 제재 분위기 속에서도 러시아와 1억3200만 파운드 규모의 무기수출 거래를 유지해 왔다고 주장했다. 영국의 대러 무기수출이 전년도 8600만 파운드에서 52%나 급증했다고 밝히며 정부의 무기수출 허가가 신중하게 이뤄져야 한다고 촉구했다.



박선미 기자 psm82@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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