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명진규 기자]2015년 세계 가전 시장 1위를 목표로 한 삼성전자와 LG전자가 프리미엄 제품의 새로운 기준으로 에너지 소비효율 높이기에 주력하고 있다.

지금까지 프리미엄 가전제품들은 소재, 디자인 등에서 차별화를 두고 브랜드 가치를 높이는데 주력했지만 이제는 최첨단 절전 기술들을 채용해 에너지 소비효율을 높이고 있다.

프리미엄 가전 제품의 새로운 기준으로 에너지 고효율이 제시되고 있는 것이다.

생활가전 제품 중 에너지 효율이 가장 높은 것은 에어컨이다. 전력 소모가 가장 적은 제품에 부여되는 1등급에서 전력 사용량을 더 줄인 1등급-프론티어 제품들이 인기를 끌고 있다.

400만~500만원대를 호가하는 1등급 프론티어급 에어컨들은 소비전력 대비 냉방 효율이 4배 이상에 달한다. 삼성전자의 Q9000은 최대 소비전력이 2.8kW에 불과하지만 냉방능력은 최대 9kW에 달한다. LG전자의 휘센 FQ23 역시 최대 소비전력 2.18kW, 냉방능력은 최대 8.3kW다. 두 제품 모두 에너지 효율이 4배 이상이다.

100만원대 이하 가격 제품의 경우 같은 전력을 사용해도 냉방능력이 2~3배에 머무른다. 고가의 프리미엄 제품일 수록 에너지 효율이 높다.

항상 켜 놓아야 하는 냉장고 역시 에너지 사용량에 민감하다. 삼성전자는 1000리터급 용량을 가진 프리미엄급 냉장고 쉐프컬렉션의 에너지 효율 1등급 제품을 출시했다. 기존 제품 대비 11% 이상 전기를 절약할 수 있다. LG전자도 지난 5월 950리터급 프리미엄 냉장고 '더블매직스페이스'를 1등급 제품으로 내 놓았다.

1000리터급 냉장고의 경우 기존 냉장고와 외부 크기는 동일하게 만들면서도 내부 공간은 넓게 만드는 것이 기술의 핵심이다. 결국 냉장고 본체를 얇게 만들 수 밖에 없고 이 경우 냉장 기능이 떨어진다. 때문에 새로운 소재와 냉각기술이 필요한 것이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냉장고는 항상 켜 놓아야 하는 제품이다 보니 에어컨 만큼 전력 소비량에 관심이 많다"면서 "외부 크기는 그대로, 내부 크기는 키우고 전력 소모량까지 적게 만들기 위해 수많은 특허 기술을 새로 개발해야 했다"고 말했다.

세탁기는 전력 사용량 보다는 전력과 물 사용량을 동시에 줄이는 것이 핵심이다. 우리나라의 경우 수도 요금이 저렴한 편이지만 유럽, 미국 등지에서는 물 사용료가 비싸다. 때문에 전력과 함께 물 사용량도 줄여야 하는 것이다.

삼성전자는 물을 사용하지 않는 건조 방식을 채택한 세탁기를 개발해 큰 인기를 끌고 있다. LG전자는 대부분 2~3등급에 불과한 19kg 이상 대형 드럼 세탁기의 에너지 효율을 1등급까지 높이기도 했다.

LG전자 관계자는 "세탁기는 상대적으로 전력 사용량에 둔감한 품목이지만 범 세계적인 에너지 절감 움직임에 맞춰 1등급 제품을 출시하게 됐다"면서 "세탁력을 그대로 유지하면서 에너지 소모량을 줄이는 것이 핵심"이라고 말했다.

청소기 역시 프리미엄 제품으로 갈수록 에너지 소비효율이 높다. 모터로 먼지를 흡입해야 하는 청소기의 구조상 전력 소모량이 많다. 가장 높은 제품이 2등급 제품이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4등급 제품으로 출시했던 프리미엄 청소기 모션싱크를 지난해 말 2등급으로 출시했다. 40만~50만원대에 달하는 프리미엄 제품이다. LG전자는 아직 2등급 제품도 없다. 3등급에 머무르고 있다. 해외 명품 청소기 브랜드 업체 역시 3등급 제품들이 대부분이다.



명진규 기자 aeo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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