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유인호 기자] 한국 조선업계가 지난달 글로벌 수주량 확대에 힘입어 중국을 제치고 1위 자리를 탈환했다. 조선 업계의 기상도 척도인 수주잔량도 다시 늘어나면서 최악의 불황에서 벗어날 조짐이다.

12일 국제 조선ㆍ해운 시황 분석기관인 클락슨에 따르면 지난달 한국의 신규 수주 실적은 33척(45억7700만달러), 139만9378CGT(표준화물선환산톤수)를 기록했다.

중국의 57척(21억4500만달러), 122만3812CGT를 넘어서는 실적으로, 한국은 2월 이후 5개월만에 세계 1위 자리를 되찾았다. 월간 시장점유율로도 한국은 42.8%로 중국 37.5%, 일본 3.5%를 제쳤다.

이로써 국내 조선업계는 혹독한 수주 가뭄에서 벗어나고 있다.

지난달 한국의 신규 선박 수주 실적은 연중 최저치를 기록했던 지난달 14척, 8억9000만달러 보다 4배 가량 늘어났다.

실제 7월에는 삼성중공업의 유조선 및 가스운반선 수주, 대우조선해양의 야말 프로젝트 쇄빙LNG선 계약 체결 등 빅3 조선소의 대형 선박 수주가 쏟아졌다.

아울러 남은 일감을 뜻하는 수주잔량도 다시 늘어났다. 8월 초 현재 전 세계 조선업계의 수주잔량은 1억1482만CGT로 전월보다 50만CGT 증가했다.

한국 조선사들의 수주잔량 역시 8월초 현재 3363만CGT로 전월(3328만CGT) 보다 35만CGT 증가했다. 이는 3월 이후 이어져 온 전 세계 수주잔량 감소 추세가 5개월만에 멈춘 것으로, 글로벌 조선시장의 호재 신호로 해석된다.

하지만 올들어 누계 실적은 여전히 중국에 뒤지고 있다. 1∼7월 누계 실적은 중국이 582척, 1136만6천CGT(44.9%)로 206척, 724만5000CGT(28.6%)에 그친 한국에 앞서고 있다. 수주금액 기준으로도 중국은 208억 달러로 한국(193억 달러)보다 많다.

업계 관계자는 "지난 3월 이후 지속된 글로벌 수주잔량 감소세가 증가세로 돌아서긴 했으나 하반기에 지속될지 여부는 좀 더 지켜봐야 할 것"이라며"중국이 저가 수주에 나서고 있는 반면 국내 조선업계는 수익성 높은 고부가가치 선박 수주에 주력할 방침이다"고 말했다.



유인호 기자 sinryu007@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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