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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에 올라탄 일본 경제
최종수정 2018.02.09 12:39 기사입력2014.08.26 13:31
[아시아경제 백우진 기자] 아베 신조(安倍晉三) 일본 정부가 성장 전략의 일환으로 임업 육성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다고 블룸버그통신이 최근 보도했다.
아베 정부는 현재 일본 목재시장에서 28%인 자국산 비율을 2020년까지 50%로 높일 계획이다. 2020년 생산량 목표는 3900만㎥로 잡았다.
일본 정부는 목재 수요를 활성화하기 위해 철골과 콘크리트 대신 직교적층목재(CLT·Cross-Laminated Timber)를 건축에 활용할 수 있도록 2016년까지 한시적으로 허용할 예정이다. 일본 정부는 앞서 2010년에 지방자치단체가 공공시설을 지을 때 자국산 목재를 쓰도록 권장했고 지난해부터는 자국산 목재 구매자에게 인센티브를 제공하고 있다.
◆건축용 활용 장려= 일본 정부는 지진 대비책으로 1981년 이전에 지어진 집을 재건축하도록 했다. 현재 지어지는 목조주택의 25~30%는 이 수요에서 나온다. 재건축되는 목조주택은 지난 5년 동안 연간 12만채였고 앞으로 15만채로 증가할 것으로 닛케이는 전망했다.
또 팔리지 않는 목재와 가공 과정에서 나온 폐목재를 화력발전소 대체 연료로 권장한다. 일본 농림수산성은 화력발전에 투입될 수 있는 목재가 연간 2200만㎥ 정도라고 추산한다. 이는 240만가구에 공급할 전력을 생산할 수 있는 물량이다.
임업 장려를 위한 보조금도 검토되고 있다. 임업 활성화로 매출 증대가 예상되는 회사로는 오지(王子)홀딩스, 닛폰제지그룹, 스미토모임업, 미쓰이(三井)물산 등이 꼽힌다.
일본 숲은 수십년 동안 가꾸어져 벌목해줄 때가 지났지만 일손 부족 등 이유로 방치되고 있었다. 일본 삼림은 제2차 세계대전 후 재건사업용으로 대거 잘려나갔다가 다시 가꾸어졌다. 일본은 숲이 국토의 3분의 2를 덮고 있다. 일본 숲은 매년 1억㎥ 규모로 확장되고 있다. 이보다 적은 7000만㎥가 소비된다.
도쿄 소재 사단법인 모어 트리스(More Trees)의 미즈타니 신키치 사무총장은 "일본 삼림의 40% 정도가 가꾸어진 것이고 잘라낸 뒤 다시 나무를 심을 때가 됐다"고 말했다.
임업을 발전시킬 좋은 여건을 갖고 있으면서도 일본은 수요의 3분의 2 이상을 수입에 의존했다. 지난해 일본의 목재 수입액은 1조2200억엔으로 전년 동기보다 27% 급증했다. 일본은 주로 미국, 캐나다, 러시아에서 원목을 들여온다. 반면 일본 임업제품의 가치는 1980년 9670억엔으로 정점을 찍은 뒤 감소했다고 농림수산성은 집계했다.
국내 자원을 충분히 개발하지 못한 데에는 여러 요인이 함께 작용했다. 우선 관세 인화와 엔화 강세로 수입 목재가 저렴해졌다. 그러자 일본 목재 생산이 위축됐다. 일본은 1964년부터 수입쿼터를 없애고 관세를 낮췄다. 원목 수입관세는 20%였다가 3.9%로 대폭 낮아졌다. 또 숲에서 원목을 잘라내 가공할 인력도 부족했다.
◆일자리 만들어 농촌 인구 유지= 일본은 임업 육성을 통해 여러 가지 사회경제적인 효과를 거둘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임업이 활성화되면 대기업이 사업장을 해외로 옮기면서 줄어드는 농촌 인구를 유지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 또 임업에 종사하는 여성 인력이 늘어나 여성의 경제활동 참가율이 높아질 것으로 예상한다.
일본 정부의 임업 육성 프로젝트에 따라 여성 3000명이 임업에서 일자리를 찾았다. 일본의 25~54세 여성 가운데 일하는 비율은 70% 미만이다. 일본 내각부에 따르면 이는 선진국 중 최저 수준이다. 골드만삭스는 최근 보고서에서 일본 여성의 노동시장 참여율이 남성 수준으로 높아지면 노동인구가 700만명 이상 증가하고 국내총생산(GDP)이 13% 증가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임업은 농촌 인구 감소를 막는 산업으로도 주목된다. 일본의 민간 전문가 모임인 일본창성(創成)회의는 5월 젊은 층이 일자리를 찾아 도시로 떠나면서 일본 공동체의 절반 이상이 존폐 위기에 처했다고 경고했다.
아베 총리는 지역 경제를 활성화하고 여성의 역할을 확대함으로써 향후 50년 동안 일본 인구를 1억명 이상으로 유지하겠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온실가스 감축 측면에서도 벌목이 필요하다. 일본 숲에 있는 나무의 50% 이상이 수령 45년 이상 됐다. 수령이 이렇게 높으면 이산화탄소를 덜 흡수하기 때문에 어린 묘목으로 대체하는 편이 낫다. 일본 숲의 탄소 흡수량은 2005년 2500만t으로 최대치를 기록한 이후 점차 감소해 2012년 2100만t으로 줄었을 것으로 추산된다.
일본 산림자원 개발은 해외 숲을 보전하는 효과도 예상된다. 세계적으로 매년 5만㎢ 면적의 숲이 사라진다. 미즈타니 사무총장은 "일본이 자국산 목재 생산과 소비를 늘리면 해외 남벌을 줄일 수 있다"고 말했다.
백우진 기자 cobalt100@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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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베 정부는 현재 일본 목재시장에서 28%인 자국산 비율을 2020년까지 50%로 높일 계획이다. 2020년 생산량 목표는 3900만㎥로 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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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정부는 목재 수요를 활성화하기 위해 철골과 콘크리트 대신 직교적층목재(CLT·Cross-Laminated Timber)를 건축에 활용할 수 있도록 2016년까지 한시적으로 허용할 예정이다. 일본 정부는 앞서 2010년에 지방자치단체가 공공시설을 지을 때 자국산 목재를 쓰도록 권장했고 지난해부터는 자국산 목재 구매자에게 인센티브를 제공하고 있다.
◆건축용 활용 장려= 일본 정부는 지진 대비책으로 1981년 이전에 지어진 집을 재건축하도록 했다. 현재 지어지는 목조주택의 25~30%는 이 수요에서 나온다. 재건축되는 목조주택은 지난 5년 동안 연간 12만채였고 앞으로 15만채로 증가할 것으로 닛케이는 전망했다.
또 팔리지 않는 목재와 가공 과정에서 나온 폐목재를 화력발전소 대체 연료로 권장한다. 일본 농림수산성은 화력발전에 투입될 수 있는 목재가 연간 2200만㎥ 정도라고 추산한다. 이는 240만가구에 공급할 전력을 생산할 수 있는 물량이다.
임업 장려를 위한 보조금도 검토되고 있다. 임업 활성화로 매출 증대가 예상되는 회사로는 오지(王子)홀딩스, 닛폰제지그룹, 스미토모임업, 미쓰이(三井)물산 등이 꼽힌다.
일본 숲은 수십년 동안 가꾸어져 벌목해줄 때가 지났지만 일손 부족 등 이유로 방치되고 있었다. 일본 삼림은 제2차 세계대전 후 재건사업용으로 대거 잘려나갔다가 다시 가꾸어졌다. 일본은 숲이 국토의 3분의 2를 덮고 있다. 일본 숲은 매년 1억㎥ 규모로 확장되고 있다. 이보다 적은 7000만㎥가 소비된다.
도쿄 소재 사단법인 모어 트리스(More Trees)의 미즈타니 신키치 사무총장은 "일본 삼림의 40% 정도가 가꾸어진 것이고 잘라낸 뒤 다시 나무를 심을 때가 됐다"고 말했다.
임업을 발전시킬 좋은 여건을 갖고 있으면서도 일본은 수요의 3분의 2 이상을 수입에 의존했다. 지난해 일본의 목재 수입액은 1조2200억엔으로 전년 동기보다 27% 급증했다. 일본은 주로 미국, 캐나다, 러시아에서 원목을 들여온다. 반면 일본 임업제품의 가치는 1980년 9670억엔으로 정점을 찍은 뒤 감소했다고 농림수산성은 집계했다.
국내 자원을 충분히 개발하지 못한 데에는 여러 요인이 함께 작용했다. 우선 관세 인화와 엔화 강세로 수입 목재가 저렴해졌다. 그러자 일본 목재 생산이 위축됐다. 일본은 1964년부터 수입쿼터를 없애고 관세를 낮췄다. 원목 수입관세는 20%였다가 3.9%로 대폭 낮아졌다. 또 숲에서 원목을 잘라내 가공할 인력도 부족했다.
◆일자리 만들어 농촌 인구 유지= 일본은 임업 육성을 통해 여러 가지 사회경제적인 효과를 거둘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임업이 활성화되면 대기업이 사업장을 해외로 옮기면서 줄어드는 농촌 인구를 유지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 또 임업에 종사하는 여성 인력이 늘어나 여성의 경제활동 참가율이 높아질 것으로 예상한다.
일본 정부의 임업 육성 프로젝트에 따라 여성 3000명이 임업에서 일자리를 찾았다. 일본의 25~54세 여성 가운데 일하는 비율은 70% 미만이다. 일본 내각부에 따르면 이는 선진국 중 최저 수준이다. 골드만삭스는 최근 보고서에서 일본 여성의 노동시장 참여율이 남성 수준으로 높아지면 노동인구가 700만명 이상 증가하고 국내총생산(GDP)이 13% 증가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임업은 농촌 인구 감소를 막는 산업으로도 주목된다. 일본의 민간 전문가 모임인 일본창성(創成)회의는 5월 젊은 층이 일자리를 찾아 도시로 떠나면서 일본 공동체의 절반 이상이 존폐 위기에 처했다고 경고했다.
아베 총리는 지역 경제를 활성화하고 여성의 역할을 확대함으로써 향후 50년 동안 일본 인구를 1억명 이상으로 유지하겠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온실가스 감축 측면에서도 벌목이 필요하다. 일본 숲에 있는 나무의 50% 이상이 수령 45년 이상 됐다. 수령이 이렇게 높으면 이산화탄소를 덜 흡수하기 때문에 어린 묘목으로 대체하는 편이 낫다. 일본 숲의 탄소 흡수량은 2005년 2500만t으로 최대치를 기록한 이후 점차 감소해 2012년 2100만t으로 줄었을 것으로 추산된다.
일본 산림자원 개발은 해외 숲을 보전하는 효과도 예상된다. 세계적으로 매년 5만㎢ 면적의 숲이 사라진다. 미즈타니 사무총장은 "일본이 자국산 목재 생산과 소비를 늘리면 해외 남벌을 줄일 수 있다"고 말했다.
백우진 기자 cobalt100@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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