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현진[사진=Getty Images/멀티비츠]

[아시아경제 나석윤 기자] 류현진(27·로스앤젤레스 다저스)이 돌아왔다. 부상자 명단을 빠져나오자마자 등판한 첫 선발 마운드에서 시즌 14승(6패)째를 따냈다.

류현진은 1일(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펫코 파크에서 열린 2014 메이저리그 샌디에이고 파드레스와의 원정경기에 선발 등판, 7이닝 4피안타 1실점으로 호투해 팀의 7-1 승리를 이끌었다. 투구수는 여든네 개(스트라이크 57개+볼 27개). 볼넷은 내주지 않았고, 삼진은 일곱 개를 잡았다.

돈 매팅리 다저스 감독(53)은 전날 류현진의 선발 복귀를 앞두고 "짧은 시간에 몸이 완전히 회복됐다. 투구수에 제한을 두지 않겠다"고 했다. 그러나 8회 팀 타선이 넉 점을 내며 점수차를 6-1로 벌리자 류현진을 무리시키지 않았다. 류현진은 지난달 14일 조지아주 터너 필드에서 열린 애틀랜타 브레이브스와의 원정경기 6회 2사 뒤 B.J. 업튼(30)에 볼넷 내준 뒤 오른쪽 엉덩이 통증을 느껴 스스로 마운드에서 내려갔다. 이튿날 15일짜리 부상자 명단에 올랐으나 놀라운 속도로 회복해 1일에는 다시 출전선수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류현진은 엄청난 부담을 지고 복귀 마운드에 올라갔다. 이날 경기는 내셔널리그 서부지구 선두를 달리는 다저스에 중요한 일전이었다. 다저스가 샌디에이고와의 최근 두 경기에서 모두 패할 때 2위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가 5연승을 해 승차를 두 경기 반까지 줄였다. 류현진은 돌아오자마자 팀을 연패의 늪에서 건져내야 했다.

출발은 불안했다. 류현진은 1회 선두타자 얀게르비스 솔라르테(27)에 왼쪽 선상 2루타를 맞았다. 2번 타자 아브라함 알몬테(25)의 희생번트로 1사 3루. 류현진은 3번 타자 제드 저코(26)를 공 세 개 만에 헛스윙 삼진으로 아웃시켜 한숨 돌렸지만 야스마니 그랜달(26)에 1타점 2루타를 맞았다. 유리한 볼카운트(1B-2S)에서 던진 4구째 공을 그랜달이 잘 밀어쳤다. 류현진의 유일한 실점이었다.

류현진[사진=Getty Images/멀티비츠]

류현진은 흔들리지 않았다. 6회 1사까지 열네 타자를 연속 범타로 잡아냈다. 구속이 시속 153㎞까지 나온 직구로 스트라이크를 잡았고, 결정구로 120㎞대 커브를 던졌다. 4회까지는 투스트라이크 이후 커브를 활용해 상대 타자들의 타이밍을 뺐었고, 5회부터는 커브에 시속 140㎞대 컷패스트볼(고속 슬라이더)을 섞어 변화를 줬다. 이날 잡은 삼진 일곱 개 가운데 직구로 두 개, 커브로 다섯 개를 잡았다. 류현진은 경기 전까지 샌디에이고를 상대로 올 시즌 단일팀 최다 삼진(19개)을 잡았는데, 이날도 7회를 제외한 매 이닝 삼진을 잡으며 강한 모습을 이어갔다.

류현진의 거듭된 역투에 타선도 힘을 냈다. 1회 스캇 반 슬라이크(28)와 5회 맷 켐프(30), 8회 후안 유리베(35)와 다윈 바니(29)가 적시타를 쳤다. 특히 류현진의 '절친' 유리베는 5타수 2안타 2타점으로 도우미 역할을 톡톡히 했다. 중심타선에서 애드리안 곤잘레스(32)와 켐프도 각각 5타수 4안타, 4타수 2안타 1타점 1볼넷으로 제 몫을 했다.

류현진은 팀이 6-1로 앞선 8회초 세 번째 타석을 앞두고 안드레 이디어(32)와 교체됐다. 류현진의 성적은 스물네 경기 등판에 14승 6패 평균자책점 3.18이 됐다. 올 시즌 샌디에이고와의 맞대결에서는 네 경기 패배 없이 3승 평균자책점 0.71로 강한 모습을 유지했다.

귀중한 1승을 추가한 다저스는 시즌 전적 77승 60패를 기록했다. 캘리포니아주 AT&T 파크에서 밀워키 브루어스를 15-5로 이긴 샌프란시스코와는 두 경기 반 차를 유지했다. 류현진은 오는 6일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와의 3연전 두 번째 경기에서 시즌 15승 달성에 나선다. 이 경기에서 승리하면 지난해 세운 14승(8패 평균자책점 3.00)을 넘어선다.

류현진은 정규시즌이 끝나는 9월 29일까지 최대 여섯 차례 등판할 수 있다. 최대 20승까지 가능하다는 뜻이다. 박찬호(41)가 보유한 한국인 투수 시즌 최다승(18승) 기록을 향한 도전도 끝나지 않았다.




나석윤 기자 seokyun1986@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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