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이규성 기자]

코주부 삼국지 1권 표지

김용환 만화가의 만화 '코주부삼국지'가 2일 등록문화재 605호로 지정됐다. 만화 코주부삼국지의 등록문화재 등재는 이번이 네번째다. 만화가 문화재로 등재된 사례는 김용환의 '토끼와 원숭이'를 비롯해 최초의 만화 베스트셀러 김종래의 '엄마찾아 삼만리', 최장기간 연재기록을 갖고 있는 김성환의 '고바우 영감' 원화(原畵) 등이 있다.

코주부삼국지는 한국만화의 근대와 현대를 잇는 선구자 김용환 선생의 작품이다. 1952년 전쟁의 와중에서 중고등학생을 대상으로 창간한 거의 유일한 잡지 ‘학원’에 실려 2년 반에 걸쳐 인기를 끌었다. 또한 고급종이에 80쪽이 넘는 분량의 단행본으로 제작됐다. 1953년부터 매년 1권씩 총 3권이 출간됐다.

이 작품은 그림 한 칸을 반으로 나눠 고어체(古語體)의 설명문으로 가득 채워 넣는 ‘그림 이야기책’ 형식의 초기만화와 달리 칸 안에 말풍선을 사용하는 오늘날의 만화 형식이 시도된 작품이다.

남녀노소 누구나 알고 있던 삼국지를 원작으로, 동글동글하고 귀여운 만화체 캐릭터들이 등장한 것도 인기의 큰 요인이었다. 1952년 연재 당시에는 전쟁 중이었음에도 코주부삼국지의 인기에 힘입어 잡지 ‘학원’은 1만 부가 넘게 팔리는 등 성공을 거뒀다.

현재 코주부삼국지는 컬러 표지에서부터 흑백 본문까지 훼손되지 않은 양호한 상태다. 전체 분량이 한국만화영상진흥원 수장고 내부에 소장돼 있다. 향후 한국만화영상진흥원와 문화재청은 체계적으로 보존·관리·활용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증이다.

한편 한국만화영상진흥원은 작년 등재된 등록문화재 2건을 대상으로 일반인도 쉽게 접할 수 있도록 영인본 제작을 준비하고 있다. 오는 11월께 부천시 소재 공공도서관 및 관련 기관에 무료로 배포할 예정이다. 소장 중인 육필원고 및 희귀만화도서 약 30만 점에 대해서는 이번 등록을 계기로 향후 소장 자료들에 대한 연구를 통해 지속적인 만화자료의 문화재 등록을 추진할 계획이다.




이규성 기자 peac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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