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조인경 기자] 집중호우에 교각을 지탱하는 기초 주위의 흙과 모래 등이 쓸려내려가는 영향으로 한강 교량의 붕괴 현상이 우려되자 서울시가 측정장치를 고안, 설치했다.

시가 11일 성수대교에 설치한 이 장치는 교량 상판에서 물 속 바닥에 무게 150㎏의 낙하추를 늘어뜨리고 평상시 높이와 하상세굴 현상 발생시 높이 차이를 모니터를 통해 측정하는 방식을 이용한다.

하상세굴이란, 교량의 교각을 지탱하고 있는 강바닥 교량기초부의 흙, 모래 등 퇴적물이 집중호우가 발생할 때 급격히 불어난 물로 쓸려가는 현상이다.

한강 교량의 경우 암반 위에 견고하게 건설되는데다 한강의 강폭이 넓고 평소 유량이 많기 때문에 하상세굴 정도가 크지 않지만 지역에 따라선 집중호우시 발생하는 하상세굴 현상이 교량 붕괴의 직접적인 원인이 되기도 한다.

기존에도 하상세굴을 측정하기 위한 여러 장비들이 있었지만 교량 기초가 대부분 수중에 설치돼 있는데다 홍수가 나면 하상세굴이 발생했다가 물살이 잠잠해지면 퇴적물로 다시 메워지기 때문에 홍수시 최대 세굴심도를 측정하는데 어려움이 있었다.

이에 서울시는 전문가의 도움을 받아 홍수에도 물살에 휩쓸리지 않고 고정되도록 무거운 낙하추를 제작, 홍수시 하상변화 측정이 어려웠던 세굴 측정장치의 한계를 극복했다.

서울시는 '세굴심도 측정장치'를 지난달 22일 성수대교 교각 8번에 설치, 내년 하반기까지 일년간 매월 2차례 이상 물속 변화를 파악할 계획이다.

이용심 서울시 도로시설과장은 "하상세굴로 인한 한강 교량 붕괴 위험은 사실상 없지만 정확한 데이터를 근거로 교량을 더욱 안전하고 효율적으로 유지·관리하고자 한다"며 "다른 지방자치단체가 필요로 한다면 우리가 개발한 측정장치 기술을 전수해 주겠다"고 말했다.



조인경 기자 ikj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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