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최일권 기자] 정부가 담뱃값을 갑당 2000원 인상한 4500원 수준으로 높이기로 했다. 하지만 여당이 급격한 인상에 부담을 느끼고 있어 인상폭을 1500원으로 낮출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정부는 또 담배광고를 금지하고 금연 폐해를 알리는데도 주력할 방침이다.

문형표 보건복지부 장관은 11일 국회 새누리당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해 이 같은 내용의 종합금연대책을 발표했다.

문 장관은 이날 회의에서 "우리나라 평균 담뱃값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가격의 3분의 1 수준에 불과하고 2004년 인상 이후 10년 간 단 한번도 가격 조정이 없었다"면서 "담뱃값이 저렴하고 흡연에 부정적인 영향을 준 게 사실"이라고 말했다.

문 장관은 이어 "흡연으로 인한 조기사망 위험이 높아지고 건강에 대한 각종 사회적 비용을 초래하고 있다"면서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가격과 비가격적 정책을 동시에 추진해 2020년까지 흡연율을 20% 낮추겠다"고 밝혔다.

담배가격 인상이 정부안대로 결정될 경우 정부는 세수증대 효과까지 나타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복지부에 따르면 담배가격을 갑당 2000원 올릴 경우 약 3조원의 세입 증가가 있을 것으로 분석한 바 있다.

다만 당정협의 과정에서 2000원 이하로 인상폭이 낮아질 수 있다. 여당은 급격한 담배가격 인상이 저소득층에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고 간접세 확대를 통해 세수를 확보한다는 인식을 확산될 경우 여론이 악화될 수 있다는 점에 우려를 나타내고 있다.

국회 기획재정위 간사인 강석훈 새누리당 의원은 "1500원선에서 인상폭이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주호영 새누리당 정책위 의장은 "급격한 가격 인상에 대해 충격이 크다는 주장과 효과적이라는 주장이 당내에서 나오고 있다"면서 "효과적인 방안을 마련할 것"이라고 말했다.



최일권 기자 igchoi@asiae.co.kr
<ⓒ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