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태원 의원이 밝힌 인천국제공항 및 김포공항의 수유실 내 시설물 세균 검사 결과

[아시아경제 황준호 기자] 아기와 엄마가 많이 이용하는 공항, 고속도로 휴게소, 기차역의 수유실에서 물티슈 기준보다 최대 4000배나 많은 세균이 검출됐다.

국회 국토교통위원회의 김태원 의원(경기 고양 덕양을)은 인천국제공항 내 두 곳의 유아휴게실 정수기 표면에서 각각 40만CFU/㎖과 29만CFU/㎖의 세균이 검출됐다고 12일 밝혔다.

김 의원은 지난달 경기보건환경연구원, 인천보건환경연구원과 경기·인천 지역 주요 공항과 고속도로 휴게소, 기차역의 수유실과 여자화장실에 대해 세균 검사를 실시했다.

수유의자의 경우 각각 3600CFU/㎖와 1700CFU/㎖의 세균이 검출됐다. 영아들의 기저귀를 교환하는 기저귀 교환대 두 곳에서는 각각 3700CFU/㎖와 1400CFU/㎖의 세균이 잡혔다.

이 같은 세균 검출량은 한국기술표준원에서 정한 물티슈 세균 기준 100CFU/㎖보다 정수기 표면은 4000배, 수유의자는 36배, 기저귀 교환대는 37배가량 많은 수치다.

반면 김포공항 수유실의 경우 아기침대와 정수기에서 각각 510CFU/㎖, 300CFU/㎖의 세균이 검출된 것 이 외에는 물티슈 기준보다 적게 세균이 검출됐다.

인천공항 외에도 세균 관리가 안 되는 곳은 인천 부평역 수유실로 나타났다.

이곳의 기저귀 교환대는 4200CFU/㎖의 세균이 검출됐다. 세면대 손잡이, 소파에서는 각각 620CFU/㎖의 세균이 검출됐다. 반면 수원역의 경우 세균이 물티슈 기준보다 적게 나왔다.

고속도로 휴게소 수유실의 경우 덕평휴게소 기저귀 교환대에서 920CFU/㎖의 세균이 나와 다른 휴게소보다 세균이 많았다. 이어 기흥휴게소(하), 안성휴게소(하), 여주휴게소(하), 마장휴게소 등의 순으로 세균 검출량이 많았다.

김포공항의 경우 아기침대와 정수기에서 각각 510CFU/㎖, 300CFU/㎖의 세균이 검출됐으나 물티슈 기준보다 적게 잡혔다.

또한 아기들이 기저귀를 갈거나 엄마와 함께 용변을 보기 위해 많이 찾는 공항, 고속도로 휴게소, 기차역의 여자화장실 시설물에서도 많은 세균이 검출됐다.

여자화장실에서 세균이 가장 많이 나온 시설물은 급수밸브(수도꼭지)로 나타났다. 인천공항 여자화장실 수도꼭지가 35만CFU/㎖로 가장 많았고, 부평역 17만CFU/㎖ 순으로 검사됐다.

인천공항 여자화장실의 경우 아이들이 기저귀를 가는 기저귀 교환대에서도 많은 세균이 나왔는데 최대 7만1000CFU/㎖부터 최소 1300CFU/㎖까지의 세균이 검출됐다.

이 외에도 검사를 실시한 공항, 고속도로 휴게소, 기차역 여자화장실의 변기와 변기뚜껑, 화장실문손잡이 35개 검체 가운데 31개에서 물티슈 기준보다 많은 세균이 득실댔다. 부평역 여자화장실 변기에서는 최대 5400CFU/㎖의 세균이 검출됐다.

특히 인천공항, 김포공항 여자화장실 변기와 부평역 여자화장실 변기 및 화장실 문 손잡이에서는 식중독뿐만 아니라 피부의 화농·중이염·방광염 등 화농성질환을 일으키는 황색포도상구균도 나왔다.

김 의원은 "인천공항 수유실의 경우 화장실 변기보다 많은 세균이 검출됐지만 세균 기준이 없어 이용객들이 세균에 무방비로 노출되고 있다"며 "조속히 세균 등에 대한 위생 기준을 정하고 주기적으로 검사를 한 후 결과를 공개하는 등의 방안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황준호 기자 rephwan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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