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이은정 기자] 정부가 중소기업의 R&D 투자확대를 실현하기 위해 운영하고 있는 중소기업기술혁신지원 제도의 지난해 불이행률이 30%를 웃도는 것으로 나타났다. 박근혜 정부 들어 중소기업의 기술경쟁력 강화를 통한 창조경제 실현을 국정운영으로 내세우고 있지만 정작 중소기업의 R&D 지원에는 인색했다는 지적이다.

국회 산업통상자원위원회 소속 부좌현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이 12일 중소기업청으로부터 받은 자료를 분석한 결과 지난해 산업통상자원부(산업부) 및 산하기관의 중소기업 기술혁신지원(KOSBIR) 사업의 불이행률은 30.5%에 달했다.

산업부와 산하기관인 한전과 가스공사의 총 59개의 R&D 사업 중 지난해 계획 대비 중소기업 지원 실적이 미달한 사업은 모두 19개 사업으로 미행률은 30%를 넘었다. 특히 산업부의 ‘방사능폐기물관리 기술개발 사업’은 중소기업 지원 실적이 전혀 없는 것으로 조사됐다.

KOSBIR 사업은 정부가 중소기업 R&D 투자확대를 실현하기 위해 R&D 예산 규모가 일정 규모 이상인 정부기관 및 공공기관으로 하여금 해당 R&D 예산의 일정 비율 이상을 중소기업에 지원하도록 하는 제도다. 1998년부터 권고사항으로 운영돼 오다가 지난해 중소기업 비율을 의무화하도록 하는 ‘중소기업 기술혁신 촉진법’을 개정한 바 있다.

현재는 미래창조과학부, 산업부, 방위사업청 등 13개 정부부처와 토지주택공사, 한전, 수자원공사, 가스공사, 도로공사, 철도공사 등 6개 공공기관이 중소기업 기술혁신지원 사업 대상 기관이다.

부 의원은 "지난 해 중소기업 기술혁신지원 대상 19개 기관의 총 R&D예산은 14조 6000억원 규모였다"며 "이 중 중소기업을 지원한 R&D 예산은 1조7000억원으로 11.8%에 불과했고 올해 계획도 11.0% 수준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정부의 중소기업 R&D 지원이 생색내기에 그쳐서는 안된다"면서 "특히 산업부는 산업의 균형 발전을 위해 중소기업 지원에 대해 보다 적극적인 자세로 임해야 할 책무가 있다"고 강조했다.

한편 KOSBIR 대상기관의 중소기업 R&D 지원 비율은 지난 2004년 12.3%에서 지난 해 11.8%로 10년간 크게 변동이 없는 상태이다.




이은정 기자 mybang21@asiae.co.kr
<ⓒ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