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혜민 기자] 국민은행 주 전산기 교체 문제로 이건호 전 행장과 갈등을 겪어 왔던 사외이사들이 사퇴 의사를 내비쳤다.

25일 금융권에 따르면 김중웅 국민은행 이사회 의장은 이날 "KB사태로 사회적 물의를 일으킨 것에 대한 도의적 책임을 지고 경영정상화 이후에는 물러나겠다"는 뜻을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국민은행은 지난 4월 은행 주 전산기를 기존 IBM에서 유닉스로 교체하기로 했으나 관련 보고서를 허위 조작한 사실이 드러나 금융감독원으로부터 대규모 징계를 받았다.

이 과정에서 국민은행 사외이사들은 금감원에 문제제기를 한 이 전 행장과 의견이 대립해 극심한 갈등을 겪었다.

김 의장은 "이사회는 국민은행 주 전산기를 합리적으로 전환하고 IBM의 독점 횡포를 막기 위해 애썼는데 전 행장이 한국IBM 대표로부터 이메일을 받고 나서 뒤집는 바람에 본의 아니게 여러가지 물의를 일으켰다"고 말했다.

김 의장은 이어 "경영정상화까지 온 힘을 기울이는 과정에서 임기 만료 시점(내년 4월)이 돌아오면 연임할 생각이 없다"며 "다른 사외이사들도 같은 마음"이라고 강조했다.

이에 따라 오갑수 사외이사 역시 임기 만료일인 26일 국민은행 이사회에서 임기를 1년 연장하지 않겠다는 뜻을 전할 것으로 전망된다. 오는 11월 사외이사 임기가 끝나는 박재환 전 한국은행 부총재보를 포함해 국민은행 다른 사외이사들도 순차적으로 물러날 전망이다.

국민은행 사외이사들이 차례로 물러날 것으로 전망되면서 KB금융지주 사외이사들의 거취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금융권에서는 KB내분 사태의 중심인 임영록 전 KB금융지주 회장과 이건호 전 행장이 모두 떠난 만큼 사태에 책임이 있는 사외이사들도 물러나야 하지 않느냐는 여론이 거세다.

KB금융지주는 26일 이사회에서 회장·행장 겸임 여부를 포함한 선출 방법과 절차를 논의한 뒤 2~3주 동안 내외부 추천을 거쳐 KB금융지주 회장 후보군을 추려낼 예정이다.



김혜민 기자 hmeen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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