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차 협상 '상품분야' 입장차 여전
위생·검역 등 규범분야는 합의

[아시아경제 오현길 기자] 연내 타결을 목표로 하고 있는 한국과 중국 간 자유무역협정(FTA)이 상품분야 시장개방을 두고 양국이 큰 입장 차이를 보이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26일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지난 22일부터 이날까지 중국 베이징에서 가진 제13차 한중 FTA 협상에서 상품 분야에서 가장 큰 쟁점이 되고 있는 중국 측 제조업 조기 관세철폐와 우리 측 농수산물 시장 개방 문제에 대해 일부 이견을 좁혔지만 여전히 입장 차가 큰 것으로 나타났다.

우태희 산업부 통상교섭실장은 "이번 협상에서 상품 분야에 관한 집중적인 논의를 진행해 일부 이견을 축소했다"면서도 "양측 입장에 차이가 크고 여태 핵심 쟁점이 여전히 많이 남아 협상 진전이 더딘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서비스·투자 분야에서는 서비스 2차 양허 요구안(request)을 교환했으며, 투자 분야의 경우 협정문 협상에서 일부 핵심 조항을 제외한 대부분의 문안에 대해 합의를 도출했다.

이번 협상에서 양측은 금융, 통신, 자연인의 이동 등 3개를 독립 분야로 두기로 합의해 한중 FTA 협상 논의 분야는 전체 22개로 확대됐다. 이 가운데 규범 분야에서 위생·검역(SPS), 최종 규정에 대한 문안을 합의함으로써 먼저 합의했던 경쟁, 전자상거래를 포함해 모두 4개 분야가 타결됐다.

이 밖에 통관·무역원활화, 기술장벽(TBT), 투명성, 환경, 경제협력, 분쟁해결 등 분야는 잔여 쟁점을 최소화해 타결에 근접했다고 산업부 측은 설명했다. 특히 통관 분야에서 700달러 이하 수출입 화물의 원산지증명서 제출이 면제되고 48시간 이내 통관하는 원칙을 합의해 향후 우리 기업의 대중국 수출 애로사항 해소에 많은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덧붙였다.

다만 상품 분야 협상이 늦춰지면서 한중 FTA 연내 타결 가능성은 낮아지게 됐다. 지난 7월 박근혜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만나 한중 FTA의 연내 타결을 위해 노력한다는 원칙에 합의했다. 그동안 정부 안팎에서는 오는 11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를 계기로 한중 FTA가 타결될 것이라는 전망이 많았었다.

최근 제조업 분야에서 대중국 수출 부진이 두드러지게 나타나는 만큼 정부는 FTA 협상에서 제조업 관세 철폐에 중점을 두고 있다. 대중 수출에서 비중이 큰 석유제품과 석유화학, 기계, 디스플레이 패널 등 수출이 빠르게 둔화되고 있다. 석유제품과 디스플레이 패널은 작년부터 지속적으로 마이너스를 기록하고 있으며, 석유화학제품과 기계는 올해 들어 수출이 감소추세로 전환됐다.

윤상직 산업부 장관은 최근 “한중 FTA에 대한 연내 타결과 실익 모두 중요하게 지켜보고 있다”며 “다만 양국 정상의 연내 타결 의지와 같은 기회가 있을 때 협상을 조속히 추진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오현길 기자 ohk0414@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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