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박희준 외교·통일 선임기자]북한과 러시아가 지난 달 양국 간 무역 거래에서 러시아 루블화 결제를 위한 합의서에 서명하고, 관련 은행 계좌도 개설한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은 러시아에 농업 분야 협력에 필요한 자금 지원을 요청했고 러시아는 현재 이를 검토하고 있는 등 양국 간 경제협력이 가속화하고 있다.

핵개발과 우크라이나 사태로 국제사회의 제재를 받고 있는 북한과 러시아는 양국 간 경협에서 탈출구를 찾고 있는 모습이다.

러시아는 20일부터 닷새 일정으로 극동개발부 알렉산드러 갈루쉬카 장관을 단장으로 한 민관 합동 대표단을 북한에 보내 개성공단과 청진공단 등을 둘러보고 러시아 기업의 투자 가능성을 타진할 예정으로 있는 등 북한과의 경협을 강화하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어 주목된다.

러시아 극동개발부는 갈루쉬카 장관이 1일 모스크바에서 리수용 북한 외무상과 양국 간 협력 강화방안을 중점 논의했다면서 양국 간 무역 등 경제협력 확대를 위한 조치를 시행중이라고 2일(현지시간) 밝혔다.

이에 따라 양국이 2020년까지 교역량을 10억달러(10배) 수준으로 끌어올리기 위한 핵심 조치인 루블화 결제 이행을 위한 준비가 마무리됐다고 극동개발부는 설명했다.

북러 간 무역에서 러시아 루블화를 사용하기 위한 북한 무역 관련 은행의 결제 계좌도 지난달 9일 러시아 지역개발은행에 개설됐다.

러시아 이타르타스 통신도 이날 갈루쉬카 장관을 인용해 북러 간 교역에서 루블화를 통한 대금 결제가 현재 가능한 상태라고 전했다.

갈루쉬카 장관이 지난 6월 초 블라디보스토크에서 열린 북러 통상협력위원회 회의 뒤 곧 루블화 결제가 시작될 것이라고 밝힌 지 3개월 만이다.


김영재 당시 러시아 주재 북한 대사는 8월 초 양국 은행 간 기술적 문제 탓에 루블화 결제가 시행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갈루쉬카 장관이 루블화 결제가 가능하다고 밝혔지만 실제 양국 간 무역 거래에서 루블화가 결제통화로 사용되고 있는지는 러시아 측은 밝히지 않았다.

갈루쉬카 장관은 또 북한에 농업 분야 협력을 위한 자금 지원을 고려중이라고 밝혔다. 그는 북한이 극동지역에서 러시아와 작물재배 등 농업 협력사업에 나서길 희망하고 있다면서도 북한이 구체적인 사업 계획을 밝히지 않았다고 말해 자금지원이 이뤄지기까지는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박희준 외교”통일 선임기자 jacklondo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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