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백우진 기자] 중국의 2017년 홍콩 행정장관(행정수반) 선거안에 반발해 도심 점거 시위를 벌이는 홍콩 학생 시위대가 5일(현지시간) 정부와 대화할 준비에 착수한 것으로 전해졌다.

대학학생회 연합체인 홍콩전상학생연회(香港專上學生聯會)의 알렉스 차우(周永康) 비서장은 이날 밤 정부청사가 있는 애드미럴티(金鐘)에 모인 시위대에 "경찰이 (안전 보장이라는) 대화의 전제 조건을 충족했다"며 이같이 밝혔다고 현지 매체들이 보도했다.

초우 비서장은 "렁춘잉(梁振英) 행정장관이 강경한 태도지만 다른 관료들은 대화 의지가 있는 것 같다"며 "가능한 한 빨리 대화하기를 원한다"고 강조했다.

다만 그는 "대화 준비가 타협의 신호는 아니다"라며 "정부가 법을 공정하게 적용하지 않거나 폭력적 진압에 나선다면 대화 준비를 중단하겠다"고 경고했다.

한편 행정장관 판공실과 몽콕(旺角) 등 일부 지역의 점거 해제를 놓고 시민단체와 학생 시위대가 이견을 보이고 있다.

시위를 주도하는 시민단체인 '센트럴을 점령하라'(Occupy Central·이하 센트럴점령)는 이날 저녁 트위터에 올린 글에서 "행정장관 판공실 밖 시위대가 함께 심사숙고한 끝에 입구 봉쇄를 해제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일부 학생들은 이에 대해 반발하며 다시 봉쇄에 들어갔다.

행정장관 판공실 봉쇄 해제에 적극적으로 나선 참가자의 신분이 경찰인 점도 논란이 되고 있다. 행정장관 판공실 밖에는 수십명이 바리케이드를 다시 설치한 채 경찰과 대치하고 있다.

또 센트럴 점령은 몽콕 시위대가 애드미럴티 진영에 합류할 것이라고 밝혔지만 학생들은 정부와의 대화에서 구체적인 성과가 나오기 전에는 몽콕 점거를 해제해서는 안 된다고 반박했다.



백우진 기자 cobalt100@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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