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이혜영 기자] 수사기관의 '사이버 감시'에 대한 우려가 커지는 가운데, 검찰과 법원이 온라인 상에서 명예를 훼손하거나 허위사실을 유포하는 행위에 대해 점차 강경하게 대응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6일 대검찰청에 따르면 올해 6월 기준 정보통신망법상 명예훼손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사람은 모두 474명이다. 이 중 16.9%인 80명이 정식 재판에 회부됐고, 나머지 394명(83.1%)은 약식 기소됐다.

정보통신망법은 허위사실을 유포해 다른 사람의 명예를 훼손한 경우 7년 이하의 징역이나 10년 이하의 자격정지, 5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하고 있다.

이같은 혐의로 검찰의 수사를 받고 정식 재판에 넘겨진 비율이 10%대를 넘어선 것은 올해가 처음이다. 2012년엔 79명(6.8%), 지난해에는 114명(9.2%)으로 집계됐다. 구속 상태로 재판에 넘겨진 피의자도 늘었다. 2010년엔 구속 기소 사례가 한 건도 없었지만 이후 증감을 반복하다 올해 상반기에는 7명을 기록했다.

검찰의 기소 비율이 높아지는 것과 함께 법원이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실형을 선고하는 비중도 점차 늘고 있다.

대법원에 따르면 올해 9월 기준 정보통신망법 위반 혐의로 1심 선고를 받은 1274명 가운데 9.5%인 121명이 실형을 받고 구치소에 수감됐다. 2012년 이 혐의로 실형을 선고받은 사람이 59명(3.4%), 지난해 58명(3.0%)인 것과 비교하면 3배 이상 많아진 수치다. 집행유예를 선고하는 비중 역시 꾸준히 늘고 있다. 2012년 170명(9.7%), 2013년 195명(10.1%)에서 올해는 179명으로 14.1%를 나타냈다.

이와는 반대로 실형이 아닌 벌금형과 선처를 하는 비중은 점차 감소하는 추세다. 법원의 벌금형 선고율은 같은 기간 52.9%, 52.0%, 49.8%로 떨어지고 있으며 선고유예 역시 5.9%, 4.9%, 3.8%로 해마다 비중이 줄고 있다.

법원 관계자는 "명예훼손 뿐만 아니라 보이스피싱 등 정보통신망법을 위반한 혐의 전체에 대한 실형선고 수치기 때문에 특정 행위를 꼬집어 판단하기는 어렵다"면서도 "온라인을 통한 명예훼손적 표현 수위가 높아지고 대중에 무차별적으로 공개되면서 피해 규모가 더욱 커지는 것을 양형에 고려하지 않을 수 없기 때문에 최근 들어 이에 대한 형사 처벌이 점차 강해지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고 말했다.



이혜영 기자 itsm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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