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박종일 기자] 한강의 경치를 굽어볼 수 있는 곳으로 조선시대 많은 선비들이 즐겨 찾던 명소 ‘망원정’의 아름다운 전망을 시민들이 보다 쉽고 편하게 즐길 수 있게 됐다.

마포구 합정동 소재 ‘망원정(望遠亭)’은 세종의 형인 효령대군 별장으로 지어졌다. 애초에 이 정자 이름은 ‘희우정(喜憂亭)’으로 1425년 가뭄이 계속되자 농민들의 삶을 걱정한 세종이 농사형편을 살피기 위해 이 곳에 들렀는데 마침 온 들판에 단비가 내려 왕이 기뻐하며 비가 옴을 기뻐한다는 의미의 ‘희우정’이라고 명명하고 현판을 내려줬다.

세종은 그 후 이곳에 자주 행차해 농정을 살피고 수전연습을 관람했다. 이로써 희우정 부근은 명승지로서만이 아니라 수군과 육군의 훈련장으로도 유명해졌다.

이후 성종의 형 월산대군이 정자를 크게 고치고 산과 강을 잇는 아름다운 경치를 멀리까지 바라본다는 뜻의 ‘망원정’으로 개명했다. 역대의 왕들이 망원정에 거동할 때에는 수행 중 신들에게 시를 지어 바치도록 했으며, 명나라 사신들도 ‘망원정’에 올라 시문을 읊은 이들이 많았다.

망원정

이처럼 유서 깊은 망원정은 1925년 서울지역 대홍수와 한강개발사업으로 자취를 감췄다가 망원정 터가 서울특별시 기념물 제9호로 지정됐고, 1989년 정자가 복원됐다.

2층 누각에 팔작 기와집의 정자와 동쪽에 단층의 맛배지붕 형식의 솟을삼문이 있다.

망원정은 이처럼 아름다운 전망을 갖춘 정자임에도 입구인 ‘솟을삼문’이 강변북로와 접해 있어 사실상 출입이 어려웠다.

또 합정동 주택가 안쪽에 치우쳐 있어 주택가 골목길을 어렵게 찾아가야 하는 불편이 있는 등 접근성이 떨어졌다.

이와 함께 인근에는 노후한 벽돌공장 및 건설자재 판매장이 위치해 있어 주변 경관이 정자의 격에 맞지 않았다.

이번에 망원정이 시민들 곁으로 바짝 다가서게 된 것은 마포구 망원동과 한강을 연결하는 ‘망원초록길’조성사업으로 가능해졌다.

서울시의 망원초록길 조성사업은 마포구 망원동?합정동에서 한강으로 가는 접근성을 높이기 위해 강변북로 일부를 지하화하고 지상부에 녹색의 보행공간을 만든 것이다.

마포구는 서울시 망원초록길 조성사업과 연계, 망원초록길과 마포의 대표적인 문화재 중 하나인 망원정이 연결될 수 있도록 진입로 개설 및 주변환경 개선사업을 추진해 줄 것을 지속적으로 서울시에 요청했고, 서울시가 마포구의 요청사항을 반영해 이 사업을 추진하게 됐다.

이에 따라 망원정 마당 조성을 위해 기존 벽돌공장을 이전, 망원정으로 진입하는 광장형 소나무 숲길을 조성, 강변북로의 도로 경관을 가리기 위해 성토 및 수목을 식재해 자연성이 풍부한 녹지 공간을 확보했다.

또 망원초록길과 연결성을 위해 교차로 진입차량의 속도 저감 시설인 회전식 교차로, 과속방지턱, 요철형 광장 조성, 교통안전시설을 확충하는 등 경관성과 안전성을 확보했다.

이와 함께 망원정 마당과 망원정을 잇는 진입로 조성을 위해 사철나무 식재를 통한 강변북로의 소음과 경관을 차폐하고 강변북로 접합 구간에는 녹화대 설치 및 망원정의 담과 어울리는 목재데크를 활용, 개방형 난간을 설치했다.

이번 망원정 마당 사업의 추진기간은 2012년1~2014년 8월. 총 사업비는 51억원이 소요됐다.

망원정 마당

마포구 성경호 공원녹지과장은 “한강에서 망원초록길로 넘어오면 낡고 노후한 벽돌공장 및 건설자재 판매장이 보는 이의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며 “이번에 한강~초록길~ 망원정마당~망원정으로 이어지는 연결로가 조성됨에 따라 시민들이 망원정의 빼어난 경관을 즐기며 쾌적한 여가생활을 즐길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구는 10일 오전 10시 마포구 합정동 450-3 일대 ‘망원정 마당’ 주변에서 망원정마당 개장식을 개최할 예정이다.

박홍섭 마포구청장을 비롯해 국회의원, 시?구의원, 지역주민, 서울시? 마포구 관계 공무원 등 300여 명이 참석한다.



박종일 기자 drea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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