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료제공=홍의락 의원실]

[아시아경제 정종오 기자]안전을 강조하고 나선 정부가 정작 안전성평가와 관련된 예산은 대폭 줄인 것으로 드러났다. 미래창조과학부 산하 출연연의 '부익부 빈익빈' 현상이 갈수록 커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 문제점으로 지적됐다. 구미 불산 누출사고 이후 화학물질 안전을 강조하던 정부 정책과 달리 화학물질과 생물산업 제품의 효율적 안전성평가를 위해 설립된 한국화학연구원 부설 안전성평가연구소의 정부출연금은 5년 사이 반 토막이 난 것으로 밝혀졌다.

국회 미래창조과학방송통신위원회 홍의락 의원(새정치민주연합)은 25개 정부 출연 연구기관을 총괄하는 국가과학기술연구회로부터 제출받은 정부출연 연구기관 수입내역 자료를 분석한 결과 2010년부터 2014년까지 5년 동안 정부출연금 증감률이 많게는 2408%에서 적게는 -48.3%까지 천차만별로 나타났다고 발표했다.

최근 5년 동안 정부출연금이 유일하게 감소한 출연연은 화학물질 안전을 책임지고 있는 안전성평가연구소로 감소율은 48.3%에 이르렀다. 연구소 전체 수입 중 정부출연금 규모가 50%에 달하는 안전성평가연구소 입장에서는 연구소 운영과 연구 활동에 큰 타격을 받을 수밖에 없는 구조였다.

수년 동안 불산 유출 등 유해 화학물질로 인한 안전사고가 자주 발생했음에도 이를 사전에 차단할 수 있는 안전성평가연구소는 인건비와 경상비 걱정부터 해야 했다. 반면 정부출연금이 가장 큰 비율로 증가한 연구기관은 한국식품연구원 부설 세계김치연구소로 2010년 7억원에서 2014년 178억원으로 무려 2408% 증가했다.

세계김치연구소는 한식세계화사업의 일환으로 설립돼 이명박정부의 정책적 지원으로 이 같은 증가율을 기록했다고 홍 의원은 진단했다. 한식세계화사업은 지난해 감사원으로부터 '사업 예산 부당 사용'으로 지적받은 바 있다.

한편 같은 기간 각각 7명, 3명의 이른바 '관피아'를 영입한 국가보안기술연구소와 한국건설기술연구원은 103.8%와 93.1%씩 정부출연금이 늘어나 관피아의 위력을 여실히 보여줬다고 홍 의원은 지적했다. 국가보안기술연구소는 대통령실(1명), 감사원(1명), 국가정보원(5명)등 권력의 최정점에 있던 퇴직공무원이 재취업한 것으로 알려졌다.

홍의원은 "전체 정부출연 연구기관에 할당된 정부출연금은 정해져 있는데 정부가 입맛에 맞는 몇 몇 출연연에 출연금을 몰아주려다 보니 정작 안전성평가연구소 같이 사회 안전망 기반 연구소는 출연금이 반 토막 나고 말았다"고 풀이했다. 나아가 "관피아를 영입한 국보연과 건기연의 출연금이 2배씩 늘어난 것은 과학기술 출연연도 관피아의 손아귀에서 자유롭지 못하다는 것"이라며 "과학기술을 다루는 정부 출연연만큼은 관피아로부터 벗어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정종오 기자 ikokid@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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