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박희준 외교·통일 선임기자]윤병세 외교부 장관은 21일 방한 중인 야치 쇼타로(谷內正太郞) 일본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사무국장을 면담한 자리에서 "일본은 내년 수교 50주년을 앞두고 과거사 문제의 핵심현안인 옛 일본군 위안부 문제를 조속히 해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윤 장관은 이날 서울 도렴동 외교부 청사에서 야치 사무국장을 약 30분간 접견한 자리에서 북한과 북핵문제, 한일과 한미일간 긴밀한 공조가 중요하다면서 이같이 강조했다고 외교부 당국자가 전했다.

윤 장관은 말머리에 "한일 간에는 북핵 6자 수석대표 간 협의채널이 있고, 한일간 차관급 전략대화 채널이 있으며 야치 국장의 방한을 통해 양국 NSC간 고위급 협의 채널이 가동돼 북한 문제와 북한 핵문제에 관한한 한일간에는 트로이카 협의 채널을 갖추게 됐다"고 평가했다.

윤 장관은 "한·미·일간 대북 공조와 북핵 공조가 잘되기 위해서라도 한일관계를 잘 만들어나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전제하고 "그런 관점에서 박근혜정부 들어 한일 관계의 안정적 관리를 위한 노력을 해왔는데 역사·과거사 문제로 장애 초래 되고 있는 점이 안타깝다"고 지적했다.

윤 장관은 특히 한일관계를 '구름이 잔뜩 낀 상태'로 평가하고 "정부간 신뢰를 갖고 양국 국민 간 마음과 마음이 통하는 단계가 되도록 노력하는 게 중요하다"면서 "내년 수교 50주년을 앞두고 과거사 문제 핵심 현안인 위안부 문제 조속히 해결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특히 윤 장관은 과거사 문제에 관해 일본의 성의있는 태도가 중요하다는 지적했다. 윤 장관은 "올해 들어 일본 측에서 고노담화 계승하겠다는 입장 여러 번 공언했지만 실제 일본 내에서 그에 역행하는 흐름이 계속되고 있는 데 대해 우려한다"고 밝혔다.

윤 장관은 또 미일간 방위와 안보 논의에 대해서 우리의 입장도 전달했다. 윤 장관은 "미일 방위협력지침 개정 과정에서 투명성을 유지하고 이것이 지역 평화 안정에 기여하는 방향으로 진행되기를 기대한다"고 밝히고 "특히 우리의 안보와 주권과 관련된 사항은 우리와 반드시 협의해줄 것"을 주문했다.

이에 야치 국장은 "한일간 전략적 협력관계 매우 중요하다"면서 "국민간 이해를 높이는 게 중요하다는 데 이해를 표한다"고 답했다. 그는 특히 "위안부 문제에 대한 한국 측 입장에도 이해를 한다"면서 "현재 진행되고 있는 한일간 국장급 협의에서 이 문제가 논의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이달 한일 국장급 협의는 일정이 정해지지 않아 다음 달로 연기될 가능성도 있다고 외교부의 고위 당국자가 전했다.

안보 문제와 관련,야치 국장은 미일 동맹을 강화하는 과정이 한국의 이익에도 기여하도록 하겠다고 설명했다.

윤 장관의 면담에서 양국 정상회담에 대한 언급은 전혀 없었으며, 일본인 납치자 문제 등을 논의하기 위해 일본 외무성의 이하라 준이치 아시아대양주 국장의 방북에 대한 설명은 있었다고 외교부 당국자는 전했다.







박희준 기자 jacklondo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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