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박선미 기자] 리커창(李克强) 중국 총리가 21~22일 베이징(北京)에서 열린 제21차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재무장관회의에서 중국 경제 성장에 대한 자신감을 드러냈다.

21일(현지시간) 중국 관영방송 CCTV에 따르면 리 총리는 이날 인민대회당에서 재무장관회의 참석차 방중한 25개 국가 및 국제기구 대표단과 만나 "올해 1~3분기 중국 경제는 합리적 구간에서 움직이고 있다"면서 "긍정적이고 심도 있는 변화도 동반됐다"고 밝혔다.

리 총리는 다만 "복합적이고 변화하는 외부 환경 때문에 중국 경제가 하방 압력을 견뎌내고 있다"면서 "중국이 추진하고 있는 각종 개혁 조치들이 완전한 효과를 내려면 시간이 좀 더 필요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어 "중국은 아·태 지역과 경제 발전 및 협력을 강화하는데 전념할 것이고, APEC 회원국들과 지역 및 세계 경제의 균형적이고 지속적인 성장을 위해 협력할 것"이라고 전했다.

리 총리의 중국 경제에 대한 자신감은 중국 내부에서 경제성장률이 낮아지는 것을 크게 걱정할 필요가 없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는 것과 맥락을 같이 한다. 셩라이윈(盛來云) 중국 국가통계국 대변인도 중국의 3분기 성장률 발표 직후 "국내외 복잡한 환경 속에서도 중국 경제에 대한 전망은 긍정적"이라면서 "서비스업 성장률이 제조업 성장률 보다 높게 나온 것은 고무적"이라고 평가했다.

중국 국가통계국은 중국의 3분기 국내총생산(GDP)을 전년동기대비 7.3% 증가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2분기 성장률 7.5%에는 미치지 못하는 것이다. 1~3분기 누적 경제성장률은 7.4%로 정부의 올해 경제성장률 목표 7.5%에 조금 못 미친다.

이 때문에 외부에서는 중국이 올해 15년만에 처음으로 경제성장률 목표를 달성하지 못할 위기에 놓여 있다는 우려가 상당히 짙게 깔려 있다. 정부가 선별적 부양 조치들을 내놓으며 성장률이 크게 낮아지는 것을 막고 있지만 이게 언제까지 효과를 지속할 수 있을지 의문이라는 반응이다.

시티그룹의 딩 슈앙 이코노미스트는 "내수 부진을 상쇄할 만큼 외부 수요가 충분한 것이 아니기 때문에 중국의 경제 성장 둔화 분위기가 꺾일 것 같진 않아 보인다"면서 "4분기 성장률은 3분기 보다 낮은 7% 또는 7.1% 수준에 그칠 수 있다"고 전망했다.

RBS의 루이스 쿠이즈 이코노미스트도 "부동산 경기 불황이 경제 전반을 짓누르는 분위기가 내년까지도 이어질 것"이라면서 "4분기 성장률이 7.2%로 낮아져 올해 전체 성장률은 7.3% 수준에 그칠 것"이라고 진단했다. 그는 "내년 성장률은 올해 보다 더 낮은 7.2%로 예상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박선미 기자 psm82@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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