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배경환 기자] LG디스플레이의 판로 개척 전략이 영업이익을 2배 넘게 끌어올렸다. 계열사에 의존도가 높은 경쟁사와 달리 납품처를 다양화한 결과, 상대적으로 리스크를 줄일 수 있었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해외 관계사들과의 이같은 전략적 장기 제휴로 4분기에도 호실적이 기대된다.

LG디스플레이

지난 22일 LG디스플레이는 시장 기대치를 상회하는 4741억원의 영업 실적을 내놨다. 이는 전년동기(3892억)대비 22%, 전분기(1631억) 대비 191% 증가한 것이다. 전년동기와 비슷한 수준의 매출에도 마진률이 높은 대형패널 중심의 판가 흐름 덕을 봤다.

세부적으로 살펴보면 경쟁사와 다른 수출 판로가 중추적 역할을 했다. 예컨대 삼성전자에 대한 의존도가 60%에 달하는 삼성디스플레이와 달리 LG디스플레이는 LG전자에 대한 의존도가 30%에 불과하다.

LG전자의 스마트폰 사업이 최근 수년간 부진했던 만큼 LG디스플레이는 애플을 비롯해 해외 관계사들로 판로를 넓힐 수 밖에 없었다. 때문에 수년간 삼성디스플레이에 비해 매출과 영업이익이 저조했지만 판로 확대 효과가 극대화 되며 안정적인 수익을 낼 수 있게 된 것이다.

일등공신은 애플이다. 애플의 아이폰과 아이패드 등에 디스플레이를 공급 중인 LG디스플레이는 3분기에 애플의 신형 스마트폰 아이폰6가 출시되면서 중소형 디스플레이 공급량을 늘렸다. 실제 애플의 3분기 아이폰 판매량은 3927만대로 전년동기 대비 16%나 늘어나며 LG디스플레이 역시 수익을 고스란히 챙겼다.

최근 무서운 성장세를 보이는 중국 스마트폰 업체 샤오미의 활약도 한몫했다. LG디스플레이는 애플 뿐만 아니라 샤오미에도 액정화면 패널을 공급 중이다. 샤오미는 지난 3분기 스마트폰 4500만대를 털어내며 LG디스플레이 실적 개선에 힘을 보탰다.

경쟁사보다 부진하지만 LG전자의 스마트폰 판매세가 개선된 점도 눈에 띄는 대목이다. 시장조사기관 카운터포인트에 따르면 LG전자는 G3 출시 후 지난 7월 국내 모바일 시장점유율이 30%에 도달했다. 업계에서 LG전자의 올해 스마트폰 판매량이 6000만대를 넘어설 것으로 내다보는 배경이기도 하다.

이같은 납품처 다양화 전략은 내년에도 이어질 전망이다. LG디스플레이가 차세대 TV로 주목받는 OLED(유기발광다이오드) TV 패널 공급을 중국에 이어 일본을 비롯한 주요시장으로 확대할 방침을 세워서다. LG디스플레이는 현재 계열사인 LG전자 외에 스카이워스, 콩카, 창홍 등 중국 TV 메이저 3사에 OLED 패널을 공급 중이다.

LG디스플레이 관계자는 "그동안 애플 PC부터 아이폰과 아이패드까지 다양한 공급처를 확보하는 전략을 추진하며 리스크를 줄일 수 있었다"며 "앞으로도 내놓은 새로운 제품군 역시 글로벌 경쟁에 맞춰 다변화를 꾀할 것"이라고 밝혔다.



배경환 기자 khba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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