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아시아경제 유제훈 기자] 세월호 실종자 가족들이 27일 선체 인양문제와 관련한 최종 입장을 내놓기로 했다. 실종자 수색작업이 지난 7월18일 이래 넉 달 가량 성과를 거두지 못한 가운데, 실종자 가족들이 인양에 동의할 지를 두고 관심이 모이고 있다.

세월호 실종자 가족들의 법률지원을 담당하고 있는 배의철 변호사는 26일 "선체인양과 관련해 모든 실종자 가족들의 의견을 26일 오후 11시30분쯤 들었다"며 "27일 오후 기자회견을 열어 관련 내용을 설명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번 입장발표는 지난 23일 처음으로 '인양'이 공식 언급된 데 이어 3일만에 이뤄지는 것으로 실종자 가족들이 어떤 결정을 내릴지가 주목된다. 앞서 배 변호사는 23일 기자회견에서 "수색을 위한 최후의 수단으로 실종자 가족들도 마음의 준비를 하고 있다"고 말한 바 있다.

당초 실종자 가족들은 26일 오후 8시께 선체 인양과 관련한 가족 모임을 열고 공식 투표를 진행할 예정이었다. 이와 관련해 내부에서는 의사 결정을 위해 다수결(2/3 동의) 방식과 만장일치 방식이 제시됐다.

그러나 일부 가족들이 안산에서 진도로 내려오지 못하는 등 회의 성원구성에 어려움을 겪으면서 공식 모임·투표는 철회됐다. 대신 실종자 가족들은 26일 오후 9시부터 회의를 열고 논의를 진행한 끝에 배 변호사에게 의견을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기타 안산에 있는 가족들과 팽목항에 머물고 있는 일부 가족들도 전화 등으로 의견을 배 변호사에게 전달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처럼 '인양'이 본격적으로 논의되기 시작한 것은 날이 갈수록 악화되고 있는 수색환경 때문이다. 실제 지난 7월18일 이후 세월호 수색작업은 별다른 성과를 거두지 못하고 있는 상태다. 이에 더해 지난 21일 수색작업에 참여하고 있는 88수중개발 측은 세월호 '수색종료'를 선언하기도 했다. 실종자가 예상되던 4층 선미 부분에 대한 수색이 사실상 마무리 된 데다, 일부 구역이 강한 조류·부식 등으로 압착 돼 더 이상 수색작업을 이어갈 수 없다는 판단에서다.

실종자 가족들이 제시한 잭업 바지선(Jack-up Barge·4개의 기둥을 해저에 설치, 상시 작업이 가능한 바지선) 투입안 역시 세월호 조차 강한 조류에 흔들리고 있다는 점 때문에 받아들여지고 있지 못한 상태다.

하지만 실제 인양이 추진되더라도 현실화 되기까지는 적지 않은 시간이 소요될 전망이다. 지난 2010년 침몰한 천안함 함미는 세월호(6825t)의 1/10 수준인 625t 규모였는데도 인양에 20일 가까운 시간이 소요됐다. 또 세월호가 침몰한 맹골수도는 평균 조류 속도가 2.2m/s에 달해 천안함이 침몰했던 백령도 인근의 1.3m/s에 비해 다소 빠른 편인데다, 수중 시야도 20cm에 불과해 인양을 위한 준비 작업 에도 적지 않은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더군다나 거대한 세월호 선체를 한꺼번에 인양하는 경우 실패 위험이 크고, 절단해서 인양하는 경우에도 사전작업이 필요한 상황이다. 실제 유사한 사례인 일본 아리아케호(7000t급·2009년 침몰·절단인양)는 12개월, 파나마 뉴플레임호(8737t·2007년 침몰)는 24개월이라는 시간이 걸렸다.



유제훈 기자 kalamal@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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