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이노베이션 영업익 84.6% 감소

[아시아경제 조강욱 기자] 국내 정유사들이 주력 사업인 정유 부문에서 적자 행진을 이어가며 3분기 실적도 여전히 암울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하지만 화학과 윤활유 등 비석유 부문의 회복과 비용 감축 등의 노력으로 전분기에 비해서는 소폭 개선된 실적을 나타냈다. 이에 따라 3분기 바닥을 찍고 4분기부터는 실적 회복이 두드러질 것이라는 의견이 조심스럽게 제기되고 있다.

28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업계 1위인 SK이노베이션은 이날 3분기 실적발표를 통해 연결기준 매출액 16조6084억원, 영업이익 488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전년 동기에 비해 매출은 5.9% 늘었지만 영업이익은 84.6% 감소한 실적이다. 하지만 2분기 적자에서 3분기에는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주력인 석유사업에서는 유가 하락 및 정제마진 감소로 영업손실 2261억원을 기록하며 적자폭을 확대했다. 하지만 PX가격 반등에 따른 화학사업 실적 회복 등 비석유사업의 선전에 힘입어 분기 흑자 전환에는 성공했다.

특히 석유개발사업은 미국 생산광구 인수에 따른 매출 물량 증가로 2분기 연속 매출액과 영업이익이 모두 상승했다. 화학사업 또한 PX 제품 가격 회복과 올레핀 계열 제품 시황 강세로 영업이익이 전분기 대비 122% 이상 증가하며 석유사업의 손실을 메웠다. 윤활유 사업의 영업이익도 전년 동기에 비해 104억원 증가했다.

SK이노베이션 관계자는 "글로벌 경기 회복 지연으로 정유사업이 부진을 이어갔으나, 석유개발사업 호조와 화학사업 회복으로 분기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고 설명했다.

이에 앞서 27일 3분기 실적을 발표한 S-OIL은 환율 하락의 영향과 정제마진의 악화로 매출과 이익이 모두 빠졌다. 매출은 지난해 3분기 대비 10.6%가 줄었고, 영업이익은 적자 전환했다. 전체 매출의 80%를 차지하는 정유사업은 3분기에만 1867억원의 영업적자를 냈다. 석유제품값이 폭락하고 국제 유가가 동반하락하면서 수익이 감소했기 때문이다.

실적발표 전인 GS칼텍스와 현대오일뱅크도 정유 부문의 부진이 지속될 것으로 점쳐졌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GS칼텍스의 경우 올해 1~3분기 누적 영업손실이 1000억원을 훌쩍 뛰어넘을 것으로 알려졌다. 2분기 700억원 넘는 영업적자로 실적쇼크를 기록했던 GS칼텍스는 3분기 영업손실폭은 다소 줄었지만, 당기 순손실은 1361억원으로 추정됐다.

현대오일뱅크는 올 상반기 정유 4개사 가운데 유일하게 영업흑자를 기록했지만, 이익규모는 감소추세였다. 2분기 영업이익도 1분기보다 60% 이상 줄어든 수치였다.

다만 4분기 이후 전망에 대해선 '아직 바닥은 멀었다'는 비관론이 여전한 가운데 '바닥을 쳤다'는 낙관론도 조심스럽게 제기되고 있다. 아시아 국가의 계절적 난방용 수요 증가는 물론, 미국 내 정유설비의 정기보수와 수요 증가도 글로벌 정유 업황 회복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이란 관측이다. 또 원유가가 한계생산비용 수준까지 하락해 11월부터는 추가하락 가능성이 크지 않을 것이란 예상도 나오고 있다.

정유업계 관계자는 "정유사업은 정제마진의 감소로 인해 여전히 불안 요인이 상존해 있지만 유가 하락이 더 이상 지속되지는 않을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면서 "그동안 시행한 긴축 정책이 효과를 보고 있고 PX가격 반등 등 화학사업의 실적이 회복되면서 바닥 탈출 시기가 가까워졌다는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조강욱 기자 jomarok@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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