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옥찬 SGI서울보증 사장, 박진회 한국씨티은행장(왼쪽부터)

[아시아경제 김대섭 기자] SGI서울보증과 한국씨티은행의 신임 최고경영자(CEO)가 선임됐지만 취임 전부터 가시밭길이 예고되고 있다. 서울보증과 씨티은행 각 노동조합은 새 CEO에 대한 불신을 공식적으로 밝히면서 강력한 투쟁에 나섰다.

28일 금융권에 따르면 서울보증은 이날 주주총회를 열고 신임 사장에 김옥찬 전 KB국민은행 부행장을 선임했다. 그러나 서울보증 노조는 김 사장에 대한 출근 저지 투쟁을 펼칠 예정이다.

노조 관계자는 "투명하고 공정하게 이뤄져야 할 사장 인선 절차가 단 한 차례 면접을 통한 후보검증으로 끝났다"며 "이런 절차를 통해 선임된 신임 사장을 신뢰할 수 없고 출근 저지를 비롯해 강력하게 투쟁하겠다"고 말했다.

노조는 그동안 서울보증 사장 공모 마감을 앞두고 특정인 내정설이 난무하자 낙하산 인사를 반대한다는 입장을 분명히 밝혀왔다. 김 사장의 경우 한 달여 전부터 내정설이 돌았던 터라 낙하산 인사 논란이 계속돼 왔다.

특히 김 사장은 KB금융지주 회장 1차 후보군에 이름을 올렸지만 돌연 자진 사퇴하고 서울보증에 사장 공모에 참여한 것이 알려지면서 내정설 논란이 더욱 거세졌다. 서울보증 노조는 "낙하산 인사 내정설이 사실이라면 결코 인정할 수 없다"고 밝혔다.

또 보험 경력이 거의 없는 인사가 보증보험 사장에 선임된 점도 낙하산 논란을 부추기게 했다. 김 사장은 KB국민은행 재무관리본부 본부장, KB국민은행 경영관리그룹 부행장, KB국민은행 은행장 직무대행을 역임했다. 보험 경력은 KB국민은행 방카슈랑스부 부장을 지낸 것 뿐이다.

한국씨티은행의 새로운 수장으로 뽑힌 박진회 전 수석부행장도 노조의 반대 투쟁에 부딪쳤다. 씨티은행은 27일 주주총회를 열고 박 수석부행장을 신임 행장으로 선임했지만 노조는 이날부터 서울 중구 본점에 천막을 치고 출근저지와 퇴진 농성에 들어갔다.

노조 관계자는 "무소신과 무능력한 박 전 수석부행장이 신임 행장으로서 제대로 된 경영을 펼치기 어렵다"며 "행장 임명 반대와 즉각 사퇴를 위한 강력한 투쟁을 펼칠 것"이라고 말했다.

박 신임 행장은 1984년 한국씨티은행에 입행했다. 한국씨티은행 자금담당 본부장, 삼성증권 운용사업부담당 상무, 한국씨티은행 기업금융그룹 그룹장을 역임했다.

박 행장은 한미은행이 씨티은행에 인수된 이후에도 은행권에서는 이례적으로 10년 이상 부행장 자리를 지켰다. 그러나 노조에서는 박 행장에 대해 보신주의로 일관해 왔고 리더로서의 자질이 부족하다고 평가하고 있다.

노조 관계자는 "박 행장은 조직을 아우를 만한 능력이 검증되지 않았다"며 ""기업금융만 해왔기 때문에 소비자 금융이 무엇인지 몰라 경영 능력도 없다"고 말했다.



김대섭 기자 joas11@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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