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이혜영 기자] 검찰이 최근 법정관리를 신청해 파장이 일고 있는 모뉴엘 사태와 관련해 박홍석 대표(52)에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서울중앙지검 외사부(부장검사 노정환)는 수출품 가격을 고의적으로 부풀려 금융권에 판매한 혐의(관세법 위반)로 박 대표를 포함한 회사 관계자 3명에 대해 사전구속영장을 청구했다고 29일 밝혔다.

검찰은 박 대표 등 경영진의 이같은 혐의에 대한 관세청의 1차 조사내용을 넘겨받아 검토한 뒤 신병확보가 필요하다고 판단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박 대표가 거액의 재산을 해외로 빼돌린 혐의에 대해서도 수사를 벌이는 한편 미국시민권자인 박 대표를 출국금지한 것으로 전해졌다.

금융조세조사2부(부장검사 김범기)는 모뉴엘의 불법 사기대출 관련 의혹에 대한 수사에 본격 착수했다. 모뉴엘의 불법대출 의혹은 무역보험공사의 진정에 따라 서울남부지검에서 내사를 벌이고 있었지만 검찰은 사안의 파급력과 중요도를 고려해 중앙지검으로 사건을 재배당했다.

검찰은 박 대표가 미국·홍콩의 법인과 사무소에서 수출물량과 대금을 부풀린 허위서류를 이용해 매출채권을 발행한 뒤 금융사에 할인 판매하고, 만기가 도래하면 또 다시 허위서류를 꾸미는 수법으로 돌려막기를 해온 것으로 보고 있다. 무역보험공사도 모뉴엘 측이 조작한 것으로 의심되는 가짜 서류를 근거로 보증서 등을 발급해 줬다. 모뉴엘이 금융권으로부터 받은 담보 및 신용대출 잔액은 총 6700여억원에 달한다.

한편 수원지법 파산2부(부장판사 김성수)는 모뉴엘이 법원의 허가없이 자산을 처분하거나 채권자들의 가압류·가처분 등을 제한하는 보전처분 및 포괄적 금지명령을 내렸다. 법원은 회생절차 개시 여부를 결정하기에 앞서 30일 제주도에 있는 모뉴엘 본사를 방문해 현장검증을 실시하고 회사 재정상태 등을 직접 확인할 계획이다.

모뉴엘은 로봇청소기와 홈시어터PC 등을 생산하는 대표적인 국내 소형가전 기업이다. 지난해 매출액 1조2000억원, 영업이익은 1100억원에 달했지만 은행에 갚아야 할 수출환어음을 결제하지 못하면서 지난 20일 돌연 법정관리를 신청했다.



이혜영 기자 itsm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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