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이현우 기자]한국예탁결제원에서 전산부문을 담당하는 직원이 서울 본사 사옥에서 스스로 목숨을 끊는 사건이 발생해 파문이 일고 있다. 특히 이번 사건은 지난해 공공기관 직원 1인당 평균연봉 순위에서 2위에 오른 예탁결제원 직원의 자살원인이 '채무관계'였다는 사실에서 충격을 주고 있다.
　
4일 경찰에 따르면 예탁결제원 직원 A씨(53)는 지난달 31일 오전 본사 건물 내 부서 창고에서 목을 매단 채 발견됐다.
　
경찰이 발견한 유서 등에 따르면 A씨는 개인투자를 위해 고리대를 썼다가 투자가 실패하자 전일 오후 7시경 회사에서 스스로 생을 마감한 것으로 보인다.
　
예탁원은 A씨의 자살로 큰 충격에 휩싸였다. 특히 A씨는 예탁원에서 27년 가까이 근무하면서 평소 경제적으로도 큰 문제가 없었던 것으로 동료 직원들은 기억했다. 기획재정부 자료에 따르면 예탁결제원은 302개 전체 공공기관 가운데 지난해 직원 1인당 평균연봉이 한국거래소 다음으로 높은 1억100만원을 기록했다.
　
그러나 일부 직원에 따르면 A씨는 평소에도 다른 동료들과 잘 어울리지 못했으며 부서 내에서도 혼자있는 시간이 많았던 것으로 전해졌다.
　
더구나 최근 방만중점기관 중간평가와 함께 국정감사를 앞두고 회사 분위기가 어수선한 상황이었고 복리후생비 및 성과급이 감축되는 등 임금감축이 지상과제였던 상황에서 개인적 채무문제를 쉽게 동료들에게 털어놓을 수 있는 분위기가 아니었던 것으로 보인다.
　
예탁결제원 관계자는 "지난달 국정감사를 무사히 마치고 공공기관 방만중점기관 중간평가 결과 양호기관으로 선정돼 직원들 사기가 크게 올라간 시점에서 일어난 사건이라 안타깝다"고 밝혔다. 예탁결제원은 지난달 30일 기획재정부가 발표한 공공기관 방만중점기관 중간평가에서 전체 20개 대상 기관 중 8위를 기록, 양호기관으로 선정됐다. 한국거래소와 코스콤은 각각 11위, 16위에 랭크됐다.



이현우 기자 knos84@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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