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혜민 기자] 최수현 금융감독원장은 4일 "기업 구조조정에 대한 판단은 은행이나 자본시장보다 기업 오너가 먼저 판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 원장은 이날 서울 여의도 전경련회관에서 열린 국가미래연구원 주최 '선제적 기업구조조정 세미나'에 참석해 이 같이 말했다.

그는 "오너가 이 기업은 안 되겠다, 살려야겠다고 (먼저) 해야한다"며 "기업이 자식과 같겠지만 구조조정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경영진의 판단"이라고 다시 한 번 강조했다. 그러면서 그는 "그 예를 보여주는 것이 동양과 STX"라며 "절실하고 긴박하다는 인식을 가져야 한다"고 말했다.

구조조정에 들어간 기업 오너의 책임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최 원장은 "기업 구조조정을 통해 자금이 지원되고 행정적 지원이 이뤄지면 대주주 책임은 반드시 물어야 한다"며 "공짜는 없다는 인식을 강하게 줘야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기업 구조조정은 일방적으로 추진돼선 안 된다"며 "은행, 자본시장 등 이해당사자 간 충분히 협의하고 사후설득하는 과정을 거쳐야 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날 홍기택 KDB금융지주 회장 겸 산업은행장은 세미나 축사를 통해 "시장 메커니즘에 의한 구조조정이 정착된다면 구조조정 과정이 투명하게 진행됨으로써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경영권 집착 등 이해관계의 불균형도 시스템적으로 해결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시장 메커니즘에 의한 구조조정'이란 이해관계자들이 손실부담이라는 대원칙 하에 인수합병(M&A), 사모펀드(PEF) 시장 등 자본시장의 툴을 적극 활용하는 구조조정 방안을 말한다.

홍 회장은 "주주, 채권자 및 감독당국 간의 소모적인 논란도 사전에 방지할 수 있을 것"이라며 "시중의 풍부한 유동성을 기업 구조조정 시장으로 자연스럽게 유인하게 돼 신속한 구조조정을 촉진하는 동시에 헐값 매각 논란 등의 잡음도 점차 해소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혜민 기자 hmeen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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