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박준용 기자] 민주화를위한변호사모임(민변)이 검찰의 대한변호사협회(변협) 징계 신청에 대해 "민변에 대한 공안탄압이다"라고 밝혔다.

민변은 5일 서울 서초동 법원 삼거리에서 긴급기자회견을 열고 "검찰의 행태는 도저히 이해하기 어렵다"며 성명서를 발표했다.

민변은 성명서를 통해 "변호사의 변론 그 자체를, 그것도 법정 공방의 상대방인 검찰이 자의적으로 판단하여 문제를 삼는 것은 헌법상 권리에 대한 중대한 침해로 유신시절에나 익숙한 풍경이다"고 비판했다.

이어 "검찰의 징계 신청 대상자들은 쌍용차 정리해고 문제와 관련된 집회에서 경찰권을 남용한 현장책임자에 대한 형사처벌을 끌어내고 국정원·검찰 불법 증거조작과 세월호사건의 문제를 꾸준히 제기한 변호사들"이라며 "검찰의 징계 청구는 인권과 정의·진실 하나를 움켜쥐고 맞섰던 변호사들에 대한 탄압이다"고 강조했다.

한택근 민변 회장은 "우리 변호사들은 인권과 자유를 수호하기 위해 변론활동했다"면서 "이번에 징계건 문제된 사안도 통상징계 사유가 되는 개인적 비리가 아니다. 명백히 부당한 징계신청이다"고 밝혔다.

이어 징계청구의 당사자인 이덕우 변호사는 "뒤늦게 나마 검찰당국에서 민변회원을 촛불의 일원으로 인정해 감사하다"고 비꼬며 "더 열심히 하겠다. 그른것은 그르다고 바로잡자고 외치겠다"고 말했다.

또 다른 당사자 권영국 변호사는 보수언론의 보도를 인용하며 "검찰의 속내는 변협 징계 청구로 인해 생존권을 위협하려는 의도다"면서 "권력의 입맛에 맞는 판단을 해온 정치 검찰이 정치적 판단을 하고 기소와 징계를 하려 한다"고 지적했다.

앞서 서울중앙지검 공공형사수사부(부장검사 김동주)는 서울 덕수궁 대한문 집회 때 경찰에 상해를 입힌 혐의로 기소된 권영국(51), 김유정(33), 김태욱(37), 송영섭(41), 이덕우(57) 변호사 등에 대한 징계를 대한변협에 요청했다. 검찰이 징계를 신청한 변호사는 11명으로 이 중 7명이 민변 소속이다.

변호사법에는 검찰이 변협에 징계를 신청할 수 있게 돼있지만 이번 사례와 같이 집회 시위 등에서 일어난 일로 징계가 요청된 것은 이례적이다. 또 김인숙, 장경욱 변호사처럼 기소되지 않은 변호사에 대해 징계가 요청된 것도 매우 드문 일이다.



박준용 기자 juneyon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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