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혜민 기자] 금융당국이 시중은행들의 대출 연체이자율 조정에 나섰다. 두차례에 걸친 기준금리 인하로 사실상 초저금리 시대에 접어들었지만 은행들이 여전히 대출이자를 비싸게 받고 있다는 지적에 따른 것이다.

10일 금융감독원은 최근 모든 은행에 대출 연체이자율을 합리적으로 재산정하라는 내용의 공문을 보냈다고 밝혔다. 이에 은행들은 구체적인 연체이자율 인하폭과 산정방식 등에 대해 조만간 금감원에 보고해야 한다.

이번 지도는 대출이자를 직접 조정할 수는 없지만 일종의 벌칙금 개념인 연체이자율에 대해 시장금리 인하분이 반영될 수 있도록 유도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한데 따른 것이다. 유례없는 저금리 상황임에도 연체이자율이 지나치게 높게 책정된 측면이 있다는 얘기다.

연체이자율은 연체기간별로 가산금리를 매겨 산정된다. 1개월, 3개월, 6개월 등의 기준을 정해놓고 기존 대출금리에 7%, 8%, 9%포인트를 각각 더하는 식이다. 연체 최고이자율은 13∼21% 수준에 달한다.

은행들이 대출 연체이자율을 내리는 것은 2011년말 이후 3년 만이다. 2011년 이후 기준금리는 1.25%포인트, 시장금리는 2%포인트 가까이 하락했지만 연체이자율은 2011년 기준을 그대로 적용하고 있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대출 연체이자율이 기존 대출금리의 2배를 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금융당국이 지도비율 등 가이드라인을 따로 제시하지는 않았지만 과거 사례를 볼 때 인하폭은 최소 2%포인트를 넘을 전망이다. 2011년 당시에도 금감원은 1%포인트 인하를 지도했지만 대다수 은행은 2∼5%포인트까지 낮췄다.

연체이자율이 내려가도 은행 건전성은 악화되지 않을 것으로 금융당국은 보고 있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이번 조치는 저금리 상황에서 소비자들의 부담을 합리적으로 낮추는 차원"이라며 "빠르면 이달 중, 늦어도 연내에는 대출 연체이자율이 내려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김혜민 기자 hmeen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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