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이정민 기자] 올 상반기 국내 기업들의 인수합병(M&A)규모가 11조2000억원을 기록해 2012년 상반기 이후 최고 수준이었다. 그러나 건수는 82건으로 같은 기간 대비 최저치였다.

13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올 상반기 M&A 시장에서 11조2000억원의 성과를 올린 것은 삼성SDI·제일모직(3조5000억원), 다음·카카오(3조1000억원), 현대엔지니어링·현대엠코(1조4000억원), 우리투자증권·NH농협증권(7000억원) 등 대형 거래가 잇따라 체결됐기 때문이다.

이 덕분에 올 상반기는 2012년 상반기(18조8000억원)이후 거래규모가 가장 많았다. 그러나 M&A 건수는 합병, 양수도 등 M&A 각 분야가 전반적으로 감소해 같은 기간 동안 최저치인 82건을 올린 것으로 조사됐다.

부문별로 살펴보면 합병 거래 금액(9조3000억원)은 대형 합병 발생으로 2012년 이후 최고를 기록했으며 합병 건당 거래금액도 2676억원으로 가장 높은 수준이었다.

기업분할은 물적분할(13건) 위주로 14건이 진행됐으며 지난해 하반기(25건)와 비교해 크게 감소했다. 금감원은 "지난해엔 지주회사 설립, 사업부문 분리를 통한 위험분리 및 책임경영체제 구축 등을 위해 인적분할이 활발히 진행됐으나 올 상반기는 1건에 불과했다"고 설명했다.

양수도 금액은 1조1000억원, 건수는 31건으로 금액과 건수 모두 2012년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대기업의 경우 대외 양수도 보다는 사업정비 등을 위한 그룹 내 계열사간 양수도 중심으로 진행했다.

국내 M&A의 주요 특징을 살펴보면 신성장동력사업과 연관된 벤처기업을 대상으로 하기보다는 대기업 등이 재무구조개선을 위해 매각하려는 계열사 구조조정 관련 매물이 많았다.

금감원은 대기업의 중소·벤처기업 M&A 인수에 대한 헐값인수 논란과 M&A 보다는 자체인력 육성을 선호하는 문화 등이 작용한 것으로 분석했다. 이렇다 보니 대기업의 그룹 내 유사업무를 수행하는 계열사 간 합병 및 지주회사 설립 등 지배구조 개편을 위한 분할이 크게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금감원은 "앞으로도 구조조정 및 지배구조 개편 목적의 M&A가 지속될 것으로 판단한다"며 "M&A 추진 과정에서 발생하는 애로사항을 적극 청취하고 제도 개선이 필요한 사항은 적극 반영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정민 기자 ljm1011@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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