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박희준 외교·통일 선임기자]최근 북한 권력내부에서 일어나고 있는 권력 재편 중심에는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 1위원장의 이복 누나 김설송이 있다는 주장이 나왔다.항일빨치산 후견 세력을 내세워 김 씨 일가의 권력기반을 다지려고 한다는 분석도 제기됐다.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이 두문불출한 잠행 40일간 북한 권력 중심에서 일어난 권력재편 과정을 김설송이 주도했다고 탈북 지식인단체인 'NK지식인연대' 김흥광 대표가 13일 주장했다.

김 대표는 평양의 믿을 만한 정보원들로부터 이 같은 내용을 입수했다고 자유아시아방송(RFA)에 말했다.

김설송은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공식 부인(두 번째)인 김영숙의 맏딸인데다, 김일성 주석도 인정한 손녀이기 때문에 '백두혈통'이라는 확실한 명분을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또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숨지기 전에 김정은의 후계작업을 도우라는 유언까지 받은 인물이기 때문에 북한에서 입지가 탄탄하다고 김대표는 주장했다.


그에 따르면, 김설송은 지난 9월 29일에 진행된 최고인민회의 제13기 2차 회의에서 김정은의 '서기실장'으로 명함을 올렸다.

김 대표는 김설송이 김정은 제1비서의 잠행이 시작되던 지난 9월초부터 직접 그의 일정을 챙기고, 업무를 보좌하고, 호위사업을 맡아하는 등 사실상 '비서실장'자리를 꿰찼다고 주장했다.

지금까지 김정은의 친 여동생 김여정이 김정은을 보좌하는 '비서실장' 역할을 맡는 것으로 알려졌지만, 일련의 정책 실패에 대한 책임을 지고 한직으로 이동됐다고 김 대표는 말했다.

비서실장의 지위는 노동당 조직지도부 제1부부장에 버금가는 핵심지위로, 김설송이 직접 김정은 제1비서에게 조언하는 수준이기 때문에 '공동통치'에 나선 것으로 봐야 한다고 김 대표는 주장했다.

그러나 김설송과 김정은의 권력분할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김설송의 의견이 북한의 정책결정 과정에 미치는 영향이 크기 때문이라며 확대해석을 경계했다.

김설송은 최고인민회의 제13기 2차 회의에서 대의원으로 보선됐고 장시간의 연설을 통해 '백두혈통'을 이어가야 한다고 역설했다고 김 대표는 전했다.

이에 따라 북한 권력 내부에서는 '백두혈통'을 위시한 권력편대가 새롭게 구축됐다고 그는 분석했다.

새로운 권력편대는 백두혈통을 옹립할 기반 세력으로 '빨치산 줄기'로 알려진 항일투사 자제들로 꾸리고, 그 옆을 '낙동강 줄기'로 알려진 전쟁세대 핵심층으로 꾸려 김 씨 일가의 영원한 집권을 담보한다는 의도라는 것이다.

표면상으로는 최룡해가 노동당 정치국 상무위원으로 지위가 상승했고, 오일정 노동당 군사부장과 오금철 북한군 총참모부 부총참모장 등이 최근 급부상한 것도 이러한 조치의 배경이라는 게 그의 분석이다.

장성택이 처형된 지난해 12월 당시 민주당의 홍익표 의원은 국회에서 복지국가진보정치연대가 주최한 토론회에 참석해 "김 제1위원장의 이복형제인 김설송과 그의 남편인 신복남이 이번 숙청에 주도적인 역할을 했다"고 주장했다.

홍 의원은 "김설송은 김일성 주석이 가장 아끼던 손주"라면서 "김 제1위원장이 중심이 되고 김설송이 밑에서 중심적으로 일하며 새로운 권력핵심이 만들어질 것이라 본다"고 관측했다.

홍 의원은 또 김설송과 신복남이 당에서 이미 주요한 위치에 올랐다면서도 "정확한 직책을 밝히지는 않겠다"고 말해 비상한 주목을 끌었다.




박희준 외교·통일 선임기자 jacklondo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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