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손선희 기자] 문희상 새정치민주연합 비상대책위원장은 27일 누리과정 예산을 둘러싼 야당의 의사일정 잠정 중단 사태와 관련해 "우리는 국회 파행을 원하지 않는다. 여야 간의 대화와 타협을 원한다"고 말했다.

문 비대위원장은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정책조정회의에 참석해 이같이 밝히면서도 "새누리당이 지금처럼 청와대 가이드라인만을 성역으로 여기면서 여야 합의를 뒤집는다면 파행을 피할 수 없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는 "누리과정은 명백한 국가의 책임"이라며 "지금 국가에 저출산 문제보다 더 시급한 과제는 없다"고 강조했다. 이어 "정부여당은 책임 떠넘기기를 중단하고 부당한 (청와대의) 가이드라인에 여당은 단호하게 노(No)라고 말할 수 있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문 비대위원장은 "재벌 감세도 마찬가지로 성역일 수 없다"며 "지난 (이명박)정부 때 새누리당이 재벌감세를 강행 처리한 결과 나라 곳간이 100조원 비었다"고 비판했다. 이어 "지금은 서민 증세 타령을 할 때가 아니라 오히려 재벌 감세를 철회할 때"라며 거듭 촉구했다.

또 "새누리당은 국회선진화법에 대한 착각과 오해에서 빨리 벗어나야 한다"며 "국회선진화법 정신은 여야 합의에 있는 것으로, 힘으로 밀어붙이는 것도 시간을 질질 끄는 것도 모두 선진화법에 위배된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국회일정 파행과 관련해 "전적으로 새누리당의 태도에 달려있다"며 "여당의 책임 있는 자세를 강력 촉구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날 오전 일각에서 제기된 야당의 영수회담 제안 여부에 대해 문 비대위원장은 "전혀 사실이 아니다"라고 부인했다.

문 비대위원장은 회의 직후 기자들과 만나 "(청와대로부터) 제안이 온 것도 거부했었다"며 "제안한 사실도 없고 제안할 일도 안 생겼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국회가 꽉 막혀 더 이상 진척이 안 될 때 내가 할 수 있는 유일한 길은 도리없이 청와대에 얘기할 수밖에 없다"고 말해 여지를 남겼다.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와의 논의 여부에 대해서는 "말할 수 없다"면서도 "이안, 저안을 가지고 얘기하고 있고 그건 너무나 당연한 것"이라고 전했다. 이어 "원내대표가 책임지고 하는 일에 '감 놔라 배 놔라' 하면 일이 안 된다"면서도 "잘 안되면 우리가 나설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손선희 기자 sheeso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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