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혜민 기자] #A씨는 퇴근 중 신용카드가 든 지갑을 소매치기 당했는데 다음날 다른 사람이 50만원을 결제한 사실을 알게 됐다. 하지만 A씨가 도난경위서를 작성하던 중 카드에 서명을 하지 않은 것으로 밝혀지자 카드회사는 보상을 거절하고 있다.

A씨의 사례처럼 분실된 카드를 누군가가 사용했을 경우 카드사로부터 전액을 보상 받을 수 있을까.

2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신용카드가 부정사용된 금액은 원칙적으로 카드사가 책임을 진다. 이는 여신전문금융업법에 따른 것이다. 신고접수일 기준으로 60일전까지 해당된다.

다만 카드회원의 귀책사유로 부정사용된 경우에는 회원이 책임의 일부 또는 전부를 부담해야 한다. 귀책사유에는 우선 카드 뒷면에 본인 서명이 되지 않은 경우가 해당된다. 카드 본인서명은 대금결제시 가맹점이 회원 본인여부를 확인하는 주요 요건으로 미서명시에는 부정사용되더라도 회원의 잘못이 크다고 인정된다.

남편의 카드를 빌려 쓰거나 자녀에게 카드를 양도한 경우에도 보상대상에서 제외될 수 있다. 신용카드는 회원의 신용에 근거해 본인만이 소유하는 일신 전속성을 가진다.

비밀번호 누설로 현금이 인출됐거나 전자상거래 등이 부정사용이 된 경우에도 보상을 받기가 어려워진다. 누설로 인한 과실이 없다는 증명을 본인 스스로 해야하기 때문이다.

가맹점도 일부 책임을 지는 경우가 있다. 카드가맹점은 5만원을 초과한 금액에 대해 서명을 확인할 의무를 가지고 있어 이를 소홀히 한 경우에는 일부 손해배상책임을 물을 수 있다. 물론 도난·분실된 카드를 부정사용한 사람은 신용카드 부정사용죄 및 사기죄 등에 따라 처벌 받는다.

금감원은 카드가 도난 또는 분실된 경우 즉시 카드사에 신고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부정사용을 방지하고 부정사용된 금액을 최대한 보상받기 위해서다. 신고는 전화, 인터넷, 카드사 방문 등을 통해 가능하다.

카드 뒷면에는 반드시 서명을 하고 결제 시에도 동일한 서명을 사용해야 한다. 비밀번호는 쉽게 추정할 수 있는 생년월일이나 전화번호 등을 피해 자신만이 알 수 있게 설정하고 유출에 주의해야 한다. 카드 분실 시 카드사나 경찰을 사칭해 비밀번호를 묻는 사례가 있다는 점도 명심해야 한다.

금감원 관계자는 "배우자나 가족 간이라도 신용카드를 양도·대여하지 않는 것이 좋다"며 "필요시에는 가족카드를 발급받아 사용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김혜민 기자 hmeen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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