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백종민 기자] 무역 상대국 통화에 대한 엔화의 종합적인 가치(실력)를 의미하는 실질 실효 환율 시세가 1973년 1월 이후 42년 만의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

7일 니혼게이자이(日本經濟)신문은 인터넷 판에서 엔화 실질 실효 시세가 올 11월 중순 시점에서 70.88을 기록해 73년 1월의 68.88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했다고 보도했다. 73년 2월 변동환율제 도입 이후 가장 낮은 가치를 기록하고 있다는 의미이다.

아베 정부 수립 이후 약세를 이어온 엔화는 지난 10월 31일 일본은행이 소비세 인상이후 부진한 경기를 살리기 위해 추가 금융완화를 단행하면서 하락 폭이 깊어지고 있다. 엔화는 일본은행의 추가 금융완화 조치 이후 약 한달 만에 무려 달러당 10엔 넘게 급락했다. 5일 뉴욕 외환시장에서도 7년 4개월 만에 달러당 121.69엔까지 한때 급락했다.

실질 실효 환율 시세는 통화의 대외 무역 경쟁력을 나타내는 지표로, 수치가 낮아질수록 수출에 유리하다

엔ㆍ달러 명목 환율 이상으로 실질 실효 환율이 낮다는 것은 중국 등 아시아의 통화 가치가 상승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미국 달러화와 위안화, 인도 루피, 영국 파운드, 원화가 실질 실효 환율이 상승한 대표적인 국가로 분류된다.

반면 브라질 헤알, 캐나다 달러, 노르웨이 크로네, 멕시코 페소는 약세였다. 그중에서도 엔화가 가장 약세를 보이고 있다.

닛케이는 미 금리 인상시 신흥국과 산유국 통화들이 더 큰 어려움을 겪을 것이라고 예고했다. 러시아 루블화의 추가 폭락이 이어진다면 다른 국가 통화들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엔화역시 긴축으로 전환하는 미국과 달리 양적완화 정책이 이어질 것으로 전망되고 있어 추가 약세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백종민 기자 cinqang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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