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박병희 기자] 이스라엘 정착촌 반대 시위를 벌이던 팔레스타인 자치정부 장관이 이스라엘군에 맞아 사망하는 사고가 발생,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간의 갈등이 더욱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10일(현지시간) 알 자지라 등 현지 미디어에 따르면 팔레스타인 자치 지역인 요르단강 서안에서 팔레스타인 자치정부(PA)의 지아드 아부 아인 장관(55)이 이스라엘과 충돌 과정에서 사망했다.

아부 아인 장관은 이날 서안 투르무스아이야 지역에서 이스라엘 정착촌 반대 시위를 벌이다 이스라엘군에게 소총 개머리판과 헬멧으로 가슴을 맞고 쓰러져 라말라의 응급실로 후송되던 중 숨졌다. 팔레스타인 통신사 WAFA는 그가 이스라엘군이 쏜 최루탄 연기에 질식돼 사망했다고 전했다.

마흐무드 압바스 팔레스타인 자치정부 수반은 "아부 아인 장관을 죽인 것은 참을 수 없는 야만적 행동"이라며 "모든 수단을 동원해 진상을 규명하겠다"고 비판했다. 자치정부는 사인을 밝히기 위해 시신을 부검할 계획이다.

아부 아인 장관은 이스라엘 정착촌 아데이-아드 부근 투르무스아이야 지역에 올리브 나무를 심는 방식으로 항의 시위를 벌이다 이를 저지하려는 이스라엘군과 충돌했다.

집회 참가자들은 이스라엘군이 시위대 수십명에 최루탄과 섬광탄을 쏘며 진압을 시도했다고 말했다.

이스라엘군은 시위대를 강제로 해산하려한 게 아니라 "폭도 200여명이 정착촌에 접근하지 못하도록 방어하는 과정이었다"고 해명하면서 팔레스타인 자치정부에 공동조사를 제안했다. 모셰 야알론 이스라엘 국방장관은 이에 대해 "아부 아인 장관의 죽음에 유감을 표한다"며 "이스라엘군이 조사 중"이라고 밝혔다.

아부 아인 장관은 장관급인 분리장벽·정착촌 반대 위원장을 맡고 있다.



박병희 기자 nut@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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