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혜원 기자, 손선희 기자] 당 대표에서 물러난 이후 처음으로 정책 토론회를 연 안철수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이 '박근혜식 창조경제'는 앞으로 우리에게 다가올 40년 장기불황을 해소할 수 없다고 비판했다.

위기에 처한 한국경제를 구하기 위해서는 기존 대기업-제조업-수출 중심 축에 중소기업·벤처-지식경제산업-내수 중심의 새로운 축을 결합한 '쌍두마차' 모델을 적용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안 의원과 정책네트워크 내일이 11일 국회에서 공동 주최한 '다가올 40년 장기불황, 한국경제 해법은 무엇인가' 정책 토론회에서 안 의원은 "박근혜정부의 창조경제 방향성은 바람직하지만 실제 정책은 창업 수 늘리는 단기 대책에만 치중하는 한계를 드러냈다"며 이같이 밝혔다.

안 의원은 "기존 기업이 성공하고 재투자할 수 있는 선순환 구조와 실패 기업이 재도전 할 수 있는 재창업 안전망이 필요하지만 현 정부 정책은 미흡하다"고 평가하면서 혁신경제와 생산적 복지(사회 안전망)가 함께 작동하는 '두 바퀴 경제론'을 역설했다.

11일 국회에서 열린 '다가올 40년 장기불황, 한국경제 해법은 무엇인가' 주제의 정책 토론회에 안철수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이 발제자로 나섰다. 안 의원은 당 대표 이후 이날 처음으로 정책 토론회를 개최했다.

기업의 성공을 위한 정부의 역할에 대해선 "주입식 교육을 지양하고 창의적인 기업가교육이 필요하며 결과보다는 과정을 평가하고 중복 과제를 허용하는 방식의 연구·개발(R&D) 지원을 해야 한다"며 "공정한 시장 감시와 처벌, 초기 시장을 형성하는 것도 중요하다"고 제안했다. 이어 "인수·합병(M&A)과 기업공개(IPO) 시장을 활성화하고 대표이사 연대보증제를 개선하는 등 정부가 끌어주는 역할에서 밀어주는 역할로 전환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동반 혁신과 동반 추격' 발제를 맡은 이근 서울대 교수는 "한국경제는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생산성 격차가 심하고 혁신 주체의 집중도에서 소수 대기업 비중이 높은 위기 상황"이라고 진단하면서 "대기업·정부·수출·제조업 주도 선도 추격에서 중소기업·민간·내수·서비스 중심의 동반 추격으로 패러다임의 전환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안 의원은 한국경제에 대해선 "달러 강세와 엔화 약세가 이어지고 중국이 3~4년 내로 우리 경쟁력을 따라잡을 우려가 있는 등 대외 변수로 인한 불확실성의 심화, 임계치를 넘은 개인과 기업, 그리고 국가의 채무, 저출산과 고령화의 심화로 잠재성장률 하락 징후가 보이는 등 '잃어버린 20년 일본'과는 달리 우리는 40년 장기불황의 우려가 있다"고 진단했다.

이날 정책 토론회에는 동료 국회의원 12명을 포함, 15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안 의원과 함께 공동 당 대표를 지낸 김한길 의원이 참석해 눈길을 끌었다. 김 의원은 "우리가 다 알다시피 안 대표는 우리나라 벤처산업 1세대 사업가로 성공신화를 써낸 분"이라며 "안 대표의 경험과 노하우가 중기 벤처산업 발전에 크게 기여할 것이라고 믿는다"고 말했다. 안 의원은 최근 정국 현안에 대해서는 "오늘은 우리네 먹고 사는 이야기만 하겠다"며 일절 답하지 않았다.



김혜원 기자 kimhye@asiae.co.kr
손선희 기자 sheeso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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