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구단별 외국인투수 계약 현황(12월 15일 현재)

[아시아경제 나석윤 기자] 메이저리그(MLB) 출신의 외국인 투수들이 속속 한국 무대로 이적하고 있다. 2015시즌에 뛸 외국인투수는 모두 스물한 명. 아홉 개 구단이 각각 두 명, 신생 kt는 세 명씩 영입한다. 계약을 마친 외국인투수는 열 세명이고, 이 가운데 한국 무대 데뷔를 앞둔 선수는 여섯 명이다.

여섯 명 모두 한때 MLB에서 뛰던 선수들이다. 특히 지난 7일 KIA와 총액 60만달러(약 6억6000만원)에 계약한 필립 험버(32ㆍMLB 97경기 16승 23패 평균자책점 5.31)는 시카고 화이트삭스 시절이던 2012년 4월 22일 세이프코 필드에서 열린 시애틀 매리너스와의 원정경기에서 MLB 사상 스물한 번째 퍼펙트게임을 기록했다.

◆ 상성과 상생 = 코칭스태프는 선발진을 구성할 때 투수별 투구 유형, 왼손과 오른손의 조화 등을 고려한다. 한화의 오른손 투수 미치 탈보트(31ㆍMLB 43경기 12승 19패 평균자책점 5.30)는 왼손 투수 쉐인 유먼(35)과 마운드를 나눈다. LG의 루카스 하렐(29ㆍMLB 88경기 18승 33패 평균자책점 4.84)과 헨리 소사(29)는 던지는 스타일이 다르다.

LG는 2014시즌 개막을 앞두고 강속구를 던지는 외국인투수를 찾았다. 레다메스 리즈(31)와 재계약하지 못한 뒤 비슷한 투수가 필요했기 때문이다. 시즌이 끝난 뒤 넥센에서 소사를 내놓자 적극적으로 영입에 나섰고, 결국 지난 8일 총액 60만 달러에 계약했다. 강상수 LG 투수코치(43)는 "루카스 하렐(29)과 소사가 1ㆍ2선발을 맡게 될 가능성이 크다. 소사는 직구 위주로 타자와 상대하고 하렐은 다양한 구질로 승부한다. 시너지 효과를 기대한다"고 했다.

프로야구 삼성의 새 외국인투수 알프레도 피가로[사진 제공=삼성 라이온즈]

◆ 기준은 10승 = 2014시즌에 10승 이상을 기록한 투수는 아홉 개 구단을 통틀어 열다섯 명이었다. 2013시즌(19명)보다 네 명 줄었다. 지난해 LG(3.72)와 롯데(3.93), NC(3.96), 삼성(3.98)이 3점대 팀 평균자책점을 기록한 반면 올해는 4.29의 NC가 팀 평균자책점 1위에 올랐다. 뜨거웠던 방망이가 내년에는 식으리라고 예상하기 어렵다. 그렇기에 10승 이상을 해줄 선발투수는 금싸라기와 같다.

외국인투수들은 대부분 선발 투수로 뛴다. 따라서 이들이 잘 던져 주어야 팀 성적이 향상된다. 이들이 부진하면 교체가 불가피하고, 이 과정에서 팀의 균형이 무너지고 구단은 혼란을 겪는다. 2014시즌 한국시리즈에서 준우승한 넥센은 외국인투수 교체에 성공한 경우다. 5월 14일까지 여섯 경기에 나가 1승 2패 평균자책점 5.52에 그친 브랜든 나이트(37)를 과감히 내보내고 소사를 불러들였다. 소사는 정규리그 스무 경기에서 10승 2패 평균자책점 4.61을 올렸다.

◆ 생존 경쟁 = KIA의 조계현 수석코치(50)는 험버에 대해 "최고구속 150㎞대 직구에 슬라이더, 커브, 체인지업 등 다양한 변화구도 가지고 있다. 캠프에서 몸상태를 확인하겠지만 선발로 기용할 생각"이라고 했다.

조 코치의 태도가 조심스런 이유는 MLB 경력이 성공을 보장하지는 않기 때문이다. 2014시즌에도 크리스 볼스테드(28ㆍ전 두산)와 로스 울프(32ㆍ전 SK), 태드 웨버(30ㆍ전 NC) 등 메이저리그 출신은 많았다. 그러나 이들은 모두 시즌 도중에 짐을 싸거나 소속팀과 재계약하지 못했다. 그들은 "한국 타자들이 선구안이 좋고 공에 방망이를 잘 맞힌다"며 어려움을 호소했다. 한국 야구가 만만치 않았다는 얘기다.

이런 사정 때문에 각 구단은 최근 MLB 경력보다 국내 무대에서 생존할 가능성을 우선 따지는 모습이다. 그 결과 유먼과 소사는 팀을 옮겨 계약했고 앤디 밴 헤켄(35ㆍ넥센)은 소속팀과 재계약했다. 국내 리그에서 보인 활약을 높이 평가한 것이다. 같은 이유로 2012년 삼성에서 스물다섯 경기 13승 4패 평균자책점 3.97을 기록한 탈보트도 2년 만에 한국 무대를 다시 밟게 됐다.




나석윤 기자 seokyun1986@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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