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제윤 금융위원장

보안성심의 대상 축소 검토
오프라인 규제→온라인 중심으로 개편

[아시아경제 이장현 기자] 신제윤 금융위원장이 내년도 금융정책의 목표 중 하나로 ‘핀테크(FinTech·IT기술과 금융의 결합)’ 육성을 강조하며 핀테크 산업의 발전을 가로막는 규제를 개혁할 의지를 피력했다.

신 위원장은 지난 19일 열린 금융위 송년세미나에서 기자들과 만나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혁신적 IT·금융 융합서비스를 창출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현재까지 금융정책은 핀테크 기업의 자율성을 이끌어 내기엔 부족했다”며 “전자금융 규제의 패러다임을 전환하겠다”고 강조했다.

신 위원장은 구체적으로 핀테크 기업의 대표적 장애물로 지적돼 온 금융감독원의 보안성 심의 대상을 대폭 축소하는 방안도 고려 중이라고 언급했다. 또 IT회사와 금융사 간 소비자 피해보상 등 법적 책임범위를 명확히 하고 공인인증서 같은 ‘기술 장벽’도 철폐한다.

오프라인 위주의 금융제도도 온라인과 모바일을 포용할 수 있게 개편된다. 신 위원장은 “오프라인 중심의 낡은 서비스 규제를 개선해 모바일 등 새로운 IT환경에 맞는 규제체계를 만들겠다”고 말했다. 금산분리, 금융실명제법 등에 가로막혀 있는 ‘인터넷 전문은행’ 설립을 위해 관련 규제도 정비한다.

핀테크 산업 육성을 위해 전자금융업의 진입장벽도 완화될 것으로 보인다. 신 위원장은 “IT기업의 여건, 해외사례 등을 감안해 자본금 기준을 탄력적으로 적용하도록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또 금융안정성과 건전성을 저해하지 않는 범위 내에서 직불·선불수단의 이용한도도 확대된다.

신 위원장은 이날 핀테크에 대한 관심과 애정을 표현했다. 신 위원장은 직접 ‘핀테크 혁신과 금융정책’을 주제로 발표하면서 “과거에는 금융이 IT기술을 이용했는데 지금은 IT가 금융업에 직접 진출하면서 금융과 IT가 주도권을 높고 경쟁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MP3라는 전자음원의 출현으로 음악산업의 모습이 크게 변화했듯이 핀테크가 금융을 만나 혁신의 새로운 동력이 될지, 금융을 사양 산업으로 만들지 모른다”며 위기의식을 강조했다.

그는 “금융과 IT는 네트워크에 기반하고 빅데이터를 활용하고 규제로 인해 독점적 이익을 추구한다는 점에서 공통점이 있다”며 해외의 핀테크 기술 사례를 직접 소개했다. 글로벌 송금 서비스인 'Transferwise'는 해외송금 수요자들 간 네트워크로 실제 해외송금 없이 서비스를 완료한다. 예를 들어 미국의 A가 유럽의 B에게 송금하고 유럽의 C가 미국의 D에게 송금한다면, 이 서비스는 미국의 A가 미국의 D에게 송금하고 유럽의 C가 유럽의 B에게 송금하는 형태다. 수수료는 은행의 해외송금서비스의 10분의 1 수준이다. 또 중국의 ‘알리바바’는 빅데이터(▲판매자·구매자간 대화기록 ▲신용도 ▲거래내역)로 신용등급을 평가해 시중은행에 비해 낮은 금리로 신용대출을 해준다.

신 위원장은 “디지털카메라의 등장에 소극적으로 대응했던 코닥은 파산하고 전기자동차 산업 발전에 적극적으로 대응한 테슬라는 오늘날 산업의 패러다임 변화를 주도하고 있듯이 핀테크 혁신은 금융산업의 새로운 기회이자 도전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장현 기자 insid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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