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박희준 외교·통일 선임기자]북한의 올해 곡물수확량이 지난해보다 많을 것으로 남북이 추정했다. 그래도 북한은 러시아로부터 5만t의 곡물을 지원받았다.

러시아소리방송은 23일 북한의 관리가 올해 곡물 수확량이 작년보다 소폭 증가한 571만t이라고 밝혔다고 전했다.

북한 내각 수매양정성의 김지석 부상은 이날 "올해 가뭄 피해에도 수확량이 571만t으로, 지난해와 비교해 5만t 증가했다"고 러시아 이타르타스 통신에 밝혔다.

김 부상은 러시아가 북한에 무상으로 지원하는 밀 2만2900t이 이날 남포항에 도착한 데 감사의 뜻을 표시하며 이 같이 말했다.

이날 러시아 밀의 남포항 도착으로 올해 러시아가 북한에 지원하기로 했던밀 5만t은 모두 북한에 전달됐다. 기증식은 남포항에서 열렸다.

북한이 공식 집계한 올해 수확량을 외부에 공개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북한의 올해 수확량이 지난해보다 소폭 늘었다는 것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풍년을 맞았음을 시사한다.

이는 벨라이 데르자 가가 유엔 식량농업기구(FAO) 북한사무소 대표가 지난 10월 제시한 북한의 올해 곡물 수확량 추정치인 600만t에는 조금 못 미친다.

농촌진흥청은 이보다 더 적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농촌진흥청은 23일 북한의 올해 곡물 총 생산량이 지난해 보다 1만t(0.2%)정도 감소한 480만t으로 추정했다.

농진청은 북한의 기상 상태와 병충해, 비료수급 상황, 국내외 연구기관의 작황 자료 등을 종합분석한 결과 이같이 추정하고 내년 식량 수급이 올해와 비슷한 수준일 것으로 전망했다.

농진청은 쌀이 216만t, 옥수수 172만t, 감자와 고구마 등 56만t, 보리류 17만t, 콩류와 기타 잡곡은 19만t으로 예측했다.

쌀의 경우 비료 공급은 줄었지만 가뭄이나 태풍, 냉해와 같은 기상재해가 별다른 영향을 주지 않았기 때문에 지난해 보다 3% 늘어났고 옥수수와 감자는 강수량 부족으로 각각 2%와 4% 줄어든 것으로 추정했다.

그렇더라도 북한이 올해 농업 분야에서 예년에 비해 비교적 좋은 성적을 거둠에 따라 식량난의 부담을 덜고 가족영농제에 가까운 '포전담당제'를 비롯한 김정은 정권의 각종 농업개혁 조치도 한층 탄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박희준 외교·통일 선임기자 jacklondo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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