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이혜영 기자] 검찰이 삼성전자 세탁기를 고의로 파손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는 LG전자 본사와 공장 등을 압수수색했다.

서울중앙지검 형사4부(부장검사 이주형)는 26일 오전 서울 여의도 LG전자 본사와 경남 창원에 있는 공장 등에 검사와 수사관들을 보내 지난 9월 독일 IFA 가전전시회와 관련한 각종 자료와 컴퓨터 하드디스크 등을 확보했다.

압수수색은 삼성전자가 수사의뢰 한 LG전자 조성진 홈어플라이언스(HA)사업본부 사장(58)과 관련 임직원들의 집무실을 중심으로 이뤄졌으며 검찰은 이들이 주고받은 이메일도 확보해 분석 중이다.

삼성전자는 지난 9월 IFA 행사 직전 독일 베를린 시내에 있는 가전 판매점 자툰 슈티글리츠에서 자사의 크리스털블루 세탁기 도어 연결부를 고의로 파손한 혐의로 조 사장과 LG전자 세탁기 담당 임원 등을 수사의뢰했다.

삼성전자로부터 고소당한 LG전자 임직원 중 검찰 조사를 받지 않은 인물은 조 사장이 유일하다. 세탁기연구소장인 조한기 상무 등은 검찰에 출석해 조사를 받았다.

검찰은 조 사장에게 수차례 출석을 통보했지만 그는 내년 1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리는 가전행사를 이유로 출석을 보류하고 있는 상태다. 검찰은 조 사장에 대한 체포영장을 법원에 신청했지만 기각됐다.

검찰은 이날 확보한 압수물과 양측의 진술 및 증거자료 등을 분석해 LG전자 임직원들의 세탁기 파손 관련 사실관계를 확인할 방침이다. 또 조 사장이 조속히 검찰 조사를 받도록 출석을 종용할 방침이다.

한편 LG전자는 통상적인 수준의 제품 테스트를 한 것일 뿐 삼성세탁기를 고의파손한 사실이 없다며 삼성전자를 증거위조와 명예훼손 등의 혐의로 맞고소했다.

LG전자는 "삼성전자가 언론사에 제공한 동영상에 삼성전자 직원으로 추정되는 사람이 세탁기에 충격을 가하는 장면이 있다"며 증거가 훼손됐다고 지적했다.



이혜영 기자 itsm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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