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이혜영 기자] 검찰이 가전업체 모뉴엘로부터 금품을 받은 혐의로 조계륭 전 한국무역보험공사 사장(60·사진)을 긴급체포했다.

서울중앙지검 금융조세조사2부(부장검사 김범기)는 30일 가전업체 모뉴엘로부터 수천만원대 금품을 수수한 혐의로 조 전 사장을 긴급체포해 신병을 확보했다.

검찰은 이르면 이날 중으로 뇌물수수와 변호사법 위반 등의 혐의로 조 전 사장에 대한 구속영장을 청구할 방침이다.

검찰은 조 전 사장이 단기수출보험과 수출신용보증에 편의를 봐달라는 청탁과 함께 모뉴엘 박홍석대표(52·구속기소)로부터 수천만원 상당의 금품을 받은 정황을 포착하고 전날 그를 피의자 신분으로 조사하고 자택을 압수수색했다.

검찰은 조 전 사장이 퇴직한 후에도 대가성 금품을 받고 무역보험공사 직원들에게 부당한 압력을 행사했다고 보고 이 부분을 집중 추궁하고 있다.

조 전 사장은 1992년 무역보험공사의 전신인 한국수출보험공사 설립준비위원회를 거쳐 20년 가까이 공사에서 근무했다. 조 전 사장은 2011년 6월 무역보험공사 사장으로 취임했다 지난해 10월 사의를 표명하고 물러났다.

검찰은 조 전 사장의 비서팀장인 정모 전 영업총괄부장(47)이 박 대표와 조 전 사장을 연결한 것으로 보고 있다. 정 전 부장은 2009년 모뉴엘을 담당하는 전자기계화학팀장을 지냈고 지난 10월 모뉴엘이 법정관리를 신청하기 직전 사표를 내고 미국으로 도피했다.

무역보험공사가 모뉴엘의 무역보험·보증에 설정한 책임한도는 2009년 800만달러에서 지난해 2억8700만달러로 큰 폭으로 증가했다. 모뉴엘의 파산으로 무역보험공사가 떠안은 대출은 3256억원에 달한다.

모뉴엘의 불법대출과 특혜 의혹을 수사 중인 검찰은 그동안 박 대표로부터 뒷돈을 챙긴 것으로 확인된 한국수출입은행과 무역보험공사 전현직 임직원, 세무공무원 등 총 5명을 구속했다.



이혜영 기자 itsm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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