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태환[사진=김현민 기자]

[아시아경제 이종길 기자]스포츠 선수들의 질주는 2015년 새해에도 계속된다. 구슬땀을 쏟으며 세계선수권대회 등 꿈의 무대를 준비한다. 야구, 축구 등 인기 프로스포츠는 새로운 스타의 탄생을 예고한다. 재도약의 기미도 보인다. 내년 두각을 나타낼 선수 열 명을 살펴봤다.
　
▶수영 박태환(26ㆍ인천시청)= 인천아시안게임에서 메달 여섯 개를 챙기고도 고개를 숙였다. 정상에 오르지 못해서다. 마이클 볼(53ㆍ호주) 전담 코치는 "모든 한국인들이 박태환의 금메달을 원한다"며 심리적 문제를 지적했다. 이제 물살은 한국에서 러시아 카잔을 향한다. 세계선수권대회가 오는 7월24일부터 8월9일까지 열린다. 안종택 대표팀 감독(48)은 "기량만큼은 의심할 여지가 없다"며 "2016년 리우데자네이루올림픽을 생각한다면 인터벌 차원에서라도 출전해야 한다"고 했다.

골을 넣고 환호하는 남태희[사진=김현민 기자]

▶축구 남태희(24ㆍ레크위야)= 이미 울리 슈틸리케 대표팀 감독(61ㆍ독일)의 눈을 사로잡았다. 지난해 10월10일 파라과이를 상대로 쐐기 골을 넣어 2-0 승리를 이끌었다. 경기 운영에서도 합격점을 받았다. 공격형 미드필더로 나서 전방으로 향하는 날카로운 침투패스를 여러 차례 선보였다. 수비에도 적극 가담하는 등 종횡무진 그라운드를 누볐다. 브라질월드컵 최종 명단에서 제외되고 카타르에서 절치부심한 것이 약이 됐다는 평. 그는 "꾸준히 기회를 얻도록 가진 실력을 모두 보여주겠다"고 했다.

▶야구 추신수(33ㆍ텍사스 레인저스)= 지난 시즌 왼 팔꿈치, 왼 발목 등을 다쳐 123경기에서 타율 0.242 13홈런 40타점 3도루를 기록하는 데 그쳤다. 반등의 가능성은 충분하다. 일찌감치 시즌을 마치고 왼 팔꿈치 뼛조각 제거 수술을 받았다. 왼 발목 연골까지 치료하고 지난해 11월1일부터 재활 훈련을 했다. 강도 높은 훈련을 해낼 정도의 빠른 회복에 미국 스포츠전문매체 ESPN은 2015시즌 전망에서 "스프링캠프에 100%의 몸 상태로 돌아올 것이다. 2013시즌과 비슷한 활약을 할 것"이라고 했다. 그는 2013시즌 153경기에서 타율 0.285 21홈런 54타점 20도루를 남겼다.

골밑슛을 시도하는 김준일[사진=KBL 제공]

▶농구 김준일(23ㆍ서울 삼성)= 올 시즌 유력한 신인왕 후보다. 외국인선수 키스 클랜턴(25)이 왼 새끼발가락 골절로 자리를 비운 사이 주전 센터로 자리매김했다. 스물여덟 경기에서 평균 12.9득점 3.6리바운드 0.9가로막기를 기록했다. 이상민 감독(43)은 "기본 기량이 우수하다. 특히 공격은 흠 잡을 데가 없다"고 했다. 문제는 수비. 이 감독은 "후반으로 갈수록 상대에게 쉬운 슛을 내주는 경향이 있다. 파울을 하더라도 강하게 맞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근 웨이트트레이닝에 많은 시간을 할애하는 김준일은 "체력과 힘을 키워 어떤 상황에도 팀에 보탬이 되고 싶다"고 했다.

▶테니스 정현(19ㆍ삼일공고)= '특급 유망주' 딱지를 떼고 힘찬 비상을 준비한다. 지난해 4월 데이비스컵에서 처음 국가대표에 발탁됐고 US오픈 시니어대회 등을 경험했다. 인천아시안게임에서는 임용규(24ㆍ당진시청)와 함께 남자복식 금메달을 합작했다. 그 덕에 데뷔 첫해 547위에 머물렀던 남자프로테니스(ATP) 단식 세계랭킹은 173위로 올랐다. 고교생이지만 국내에서 가장 높다. 윤용일 코치(42)의 지도 아래 진천에서 새 시즌을 준비하고 있는 그의 첫 번째 목표는 이달 19일부터 열리는 호주오픈.

정현[사진 제공=대한테니스협회]

▶격투기 최두호(24ㆍ구미MMA)= 옥타곤에 혜성처럼 등장했다. 미국 텍사스주 오스틴에서 지난해 11월23일 열린 '파이트 나이트 57'에서 멕시코의 후안 푸이그(26)를 경기 시작 18초 만에 TKO로 꺾었다. 상대의 왼손 잽을 미리 읽고 오른손 스트레이트를 카운터로 날렸다. 이어진 파운딩 세례에 현지 격투기방송 '더 파이트 네트워크'는 "UFC 팬들이 가장 좋아하는 파이터가 될 자질을 갖췄다"고 했다. 그는 "목표는 챔피언이다. 국제경기 연승도 스무 경기로 늘리고 싶다"고 했다.

▶레슬링 류한수(27ㆍ삼성생명)= 레슬링은 내년 세계선수권에서 규칙이 크게 바뀔 수 있다. 라운드당 시간을 5분으로 늘리고 파테르 벌칙을 없애는 쪽으로 뜻을 모으고 있다. 체력이 좋은 한국 선수들에게 유리한 조건이다. 특히 류한수가 그렇다. 안한봉 그레코로만형 대표팀 감독(47)은 "매트에서 김현우(27ㆍ삼성생명)와 쌍벽을 이룰 만큼 강한 체력을 갖췄다"며 "약점으로 지적받았던 파테르 방어까지 할 필요가 없어진다면 허리 태클에 이은 팔 끌기 기술을 많이 선보일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21일 여수 진남체육관에서 막을 내린 제68회 전국종합남녀탁구선수권대회 남녀 단식에서 정상에 오른 정영식(오른쪽)과 양하은[사진 제공=대한탁구협회]

▶탁구 정영식(23ㆍKDB대우증권)= 인천아시안게임 대표선발전 탈락 여파로 한때 체중이 68㎏에서 73㎏로 늘었지만 금세 마음을 다잡았다. 여수 진남체육관에서 지난달 21일 열린 제68회 전국남녀종합탁구선수권대회 남자 단식 결승에서 맞수 김민석(23ㆍKGC인삼공사)을 4-0(11-7 11-7 11-4 11-2)으로 완파했다. 그는 "2016년 리우데자네이루올림픽을 위해 다시 운동화 끈을 조여맸다"고 했다. 새 목표를 이루려면 우선 세계랭킹 50위 혹은 국내랭킹 2위 안에 이름을 올려야 한다. 현재 랭킹은 세계에서 39위, 국내에서 5위다. 하지만 그는 "인천아시안게임에서 받은 상처는 이제 다 치유됐다"며 "방법을 달리해 더욱 노려하게 경기를 운영하겠다"고 했다.

▶배구 이재영(19ㆍ흥국생명)= 선명여고 2학년 때부터 성인 대표팀의 부름을 받았다. 기량은 프로에서도 통한다. 타점 높은 스파이크와 탄탄한 기본기로 일곱 경기 만에 100득점 고지를 밟았다. 득점 순위에서도 12위(155점)에 이름을 올렸다. 서브는 공동 12위(14점), 시간차 공격은 7위(21점)다. 최근 공격성공률(39.87%)이 다소 떨어졌지만 박미희(52) 감독의 전폭적인 지원과 배려에 성장통을 이겨내고 있다. 박 감독은 "경기가 제 뜻대로 풀리지 않으면 안회하려는 마음에 어깨에 힘이 들어간다"며 "욕심을 내려놓고 편하게 경기를 즐긴다면 여자 배구를 이끌어갈 보배로 성장할 것"이라고 했다.

이재영[사진=한국배구연맹(KOVO) 제공]

▶골프 김하늘(27ㆍ비씨카드)= 지난해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에서 무관의 설움을 겪었다. 준우승만 다섯 번 했다. 상금 랭킹은 9위(4억5153만원). 저조하진 않지만 통산 8승, 상금왕 2회를 이룬 그의 명성과 어울리지 않았다. 김하늘은 "우승에 대한 부담으로 분위기가 흐트러졌다"고 했다. 그는 새해 일본으로 건너가 분위기 반전을 꾀한다. 지난달 6일 시즈오카 현 카츠라기골프장(파72ㆍ6424야드)에서 끝난 일본여자프로골프(JLPGA) 퀄리파잉(Q)스쿨에서 공동 13위(9오버파 297타)로 투어 출전권을 땄다. 경기력은 충분하다.




이종길 기자 leemea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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